건설사 해외 공략 플랜

2019년 한 해 건설사의 해외 수주실적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실적을 보수적으로 평가해도 ‘반토막’이었다. 대부분의 건설사가 ‘디벨로퍼 역량’을 끌어올려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디벨로퍼’ 관련 사업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지속성장이 가능하느냐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건설사의 해외공략 플랜을 분석해 봤다. 

해외시장에서 개발사업을 시도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사진=대우건설 제공]
해외시장에서 개발사업을 시도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사진=대우건설 제공]

올해가 열린 지 2개월. 얼마 되지 않는 기간이지만 건설사의 해외 수주실적은 지난해와 다르다.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2019년과는 다르게 올해 해외 건설시장에선 ‘봄바람’이 불고 있다. 2월 28일 현재 수주금액은 94억 달러(약 11조4308억원)를 달성했다. 1년 전 36억 달러(4조3777억원)와 비교하면 157% 증가했다. 수주 건수도 17건 늘어난 110건을 기록했다. 올해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가 나올 만하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국내 건설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단순도급이 아니라 개발 단계부터 해외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이 부쩍 늘었다. 한화건설은 개발사업으로 미국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6년 미국에 만들었던 부동산 투자법인을 폐쇄한 지 3년 만이다. 이 투자법인은 글로벌 경제위기로 수익을 올리지 못한 채 문을 닫았다.

이에 따라 한화건설은 개발법인을 통해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사업자ㆍDeveloper)’로서의 역량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사업이 확정된 것은 없지만 주택 개발 법인 설립은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 단계라고 봐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대형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스타레이크시티 투자개발사업으로 대우건설은 올해 2개 동으로 이뤄진 복합빌딩을 착공한다. 최고 35층으로 호텔ㆍ서비스 레지던스ㆍ오피스ㆍ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비만 4600억원에 이른다. 사업비는 대우건설과 국내 금융회사 6곳이 함께 투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은 1996년 대우건설이 베트남 정부에 제안하면서 처음 시작했다. 규모만 따져도 여의도의 3분의 2 수준이다. 토지 개발권을 가지고 시작했기에 활용 가능성은 다양하다. 1차 부지는 완판됐고 2차 부지 조성 사업이 진행 중이다.” 

대기업 건설사만 개발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아니다. 중견 건설사로 꼽히는 반도건설도 미국에서 주택개발 사업의 첫 삽을 떴다. 반도건설은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252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업비 규모만 1억2000만 달러(약 1419억원)다. 미국에서 주상복합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반도건설은 2년간 사업에 힘을 쏟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허가를 받는 작업부터 시공까지 모두 직접 해야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건설사의 이런 노력이 성장의 발판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글로벌 경기가 신통치 않은 데다, 중국ㆍ베트남 등 일부 국가의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현재 건설사들이 초점을 맞춘 개발 사업이 시공능력뿐만 아니라 자금동원능력까지 필요하다는 점도 부담거리다. 해외 부동산 개발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국내 건설사는 미래를 찾을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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