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s Infographic] 명품 콜라보 허와 실

최근 명품 브랜드와 콜라보하는 IT 기업들이 늘고 있다.[사진=뉴시스]
최근 명품 브랜드와 콜라보하는 IT 기업들이 늘고 있다.[사진=뉴시스]

명품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IT 기업들이 점점 늘고 있다. 애플의 ‘애플워치’가 대표적인데, 1세대 모델인 ‘애플워치1’ 때부터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협업해 매년 꾸준히 에디션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화웨이도 2016년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을 입힌 스마트워치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도 이런 흐름에 가세했다. 톰브라운과 협업해 ‘갤럭시 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을 공개하면서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이 콜라보 제품은 297만원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출시 2시간30분 만에 전량 매진됐다.

IT 기업들이 명품 브랜드와 손을 잡는 이유는 간단하다. 비용 대비 마케팅 효율이 좋아서다. 적은 개발 비용으로도 제품의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리는 게 가능하고, 어느 정도의 매출도 담보할 수 있다. 강력한 소비층으로 떠오른 Z세대에 어필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Z세대가 명품을 구매하는 것에 별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명품 구매가 과소비인가’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15~18세 응답자 비율이 전체의 29.8%에 불과했다는 설문조사가 이를 잘 보여준다(대학내일·2019년 9월 기준).

하지만 콜라보 마케팅이 늘 흥행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2009년 삼성전자의 피처폰 ‘조르지오 아르마니폰’은 ‘명품폰’ 콘셉트로 유명했지만 이듬해 등장한 스마트폰에 밀려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120만원을 호가하던 LG전자의 ‘프라다폰3.0(2012년)’은 출시 1년 만에 중고 시장에서 30만원 선에 거래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불완전한 인터페이스, 다른 스마트폰과 별 차이 없는 기능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인기가 급격히 식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IT 기기의 성패가 브랜드가 아닌 제품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지 못하는 제품은 명품을 두른다 한들 결국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거다. 명품 콜라보 마케팅에 숨은 허와 실이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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