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마리 퀴리

뮤지컬 ‘마리 퀴리’는 과학자로서의 성공 대신 고뇌에 집중했다. [사진=라이브 제공]
뮤지컬 ‘마리 퀴리’는 과학자로서의 성공 대신 고뇌에 집중했다. [사진=라이브 제공]

마리 퀴리는 방사성 원소인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해 여성 최초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손꼽히는 그녀의 삶을 그린 뮤지컬 ‘마리 퀴리’가 무대에 오른다. 

2018년에 이어 재연되는 이번 공연은 마리 퀴리 캐릭터를 기반으로 장소·사건·인물 등을 상상해 재구성한 팩션 뮤지컬이다. 여성·이민자라는 사회적 편견 속에서 역경을 이겨내며 세상과 맞선 여성 과학자의 성장 이야기를 담았다. 위대한 업적 이면에 자신의 연구가 초래한 비극에 고뇌하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감동을 자아낸다.

초연 당시 100분이었던 공연 시간을 150분(인터미션 15분)으로 늘리는 등 서사를 보강했다. 마리와 안느의 첫 만남부터 갈등에 직면하기까지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천세은 극작가는 초연 당시 많은 관객의 공감을 이끌었던 두 사람의 서사에 깊이를 더했다. 김태형 연출은 인간 이면과 극 중 인물 관계의 변화를 흡인력 있게 표현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최종윤 작곡가가 선보일 다채로운 장르의 넘버도 기대를 모은다. 이번 공연에서는 기존 넘버 6곡 외에 전곡을 새로 추가해 완성도를 높였다. 노벨상을 수상하며 저명한 과학자가 되지만 라듐의 유해성을 알게 된 후 고뇌하는 ‘마리 퀴리’ 역은 김소향, 리사, 정인지가 맡았다. 마리 퀴리 역은 인생을 바쳐 이뤄낸 연구가 비극을 낳는 진실을 목도한 후 고뇌하는 내면을 표현해야 하는 만큼 캐릭터를 깊숙이 이해해야 하는 역할이다. 

폴란드에서 온 라듐공장 직공으로 동료들의 죽음 이후 진실을 파헤치는 ‘안느’ 역에는 김히어라와 이봄소리가 캐스팅됐다. 안느는 1920년대 사회적 이슈였던 ‘라듐 엔젤스’를 대표하는 인물로 거대 권력에 맞서 인간의 존엄을 입증하기 위해 분투하는 캐릭터다.

라듐을 이용해 자수성가한 기업인 ‘루벤’ 역은 김찬호와 양승리가 맡아 열연하고, 마리의 동료이자 남편으로 그녀의 연구를 지지하는 ‘피에르 퀴리’ 역에는 김지휘와 임별이 캐스팅됐다. 이외에 라듐시계 공장의 작업 반장 ‘조쉬’와 마리의 딸 ‘이렌 퀴리’ 역에는 김아영과 이예지가 이름을 올렸다. 3월 2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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