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지구를 지켜라

2020년 버전 연극 ‘지구를 지켜라’는 지금의 현실을 접목해 더욱 흥미롭다.[사진=뉴시스]
2020년 버전 연극 ‘지구를 지켜라’는 지금의 현실을 접목해 더욱 흥미롭다.[사진=뉴시스]

마니아층을 형성한 장준환 감독의 영화 ‘지구를 지켜라’가 연극 무대에 오른다. 2016년, 2017년에 이은 세번째 공연이다. 2003년 영화 개봉 당시엔 흥행에 실패했지만 공연 무대에선 수년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동명의 연극 ‘지구를 지켜라’는 원작을 충실히 따른다. 등장인물들 간 심리게임 구도를 그대로 가져와 영화적 미스터리한 긴장감을 연극 무대에서도 끝까지 이어간다. 주인공 병구는 수상한 청년이다. 천재인지 돌아이인지 구분이 안 간다. 그는 이 세상 모든 부조리와 자신을 둘러싼 불행이 외계인의 소행이라고 믿고 있다. 

병구가 외계인이라고 확신하는 인물은 유제화학 대표인 강만식이다. 병구는 개기월식이 끝나기 전까지 그를 납치해 외계인의 음모를 밝히려고 한다. 그러지 못하면 지구는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병구는 믿고 있다. 병구는 과연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 지구를 지킬 수 있을까.

병구 역에는 2017년 공연부터 합류한 박영수가 다시 2020년 버전의 병구를 연기한다. 지난해 최대의 화제작 중 하나였던 연극 ‘어나더 컨트리’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배훈과 황순종, 신예 김지웅도 병구 역에 새롭게 캐스팅됐다. 극의 열쇠를 쥐고 있는 만식 역에는 초연부터 함께 해온 김도빈이 이번에도 힘을 싣는다.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며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배우 양승리와 연극 어나더 컨트리를 통해 데뷔한 채진석, 이지현도 만식으로 분한다. 동네 오빠인 병구를 좋아하는 순진무구한 순이는 배우 조인과 김벼리가 함께 만들어간다. 100분간의 러닝타임 동안 10개 이상의 캐릭터로 변신을 하는 멀티 역에는 초연부터 공연해 온 육현욱과 새로운 멀티맨 김철윤, 김의담이 캐스팅됐다.

시즌을 거듭하며 진화해온 ‘지구를 지켜라’ 2020년 공연은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까지 접목해 더 흥미진진하다. 이번 공연에선 무대와 객석의 거리도 한층 가까워졌다. 관객들은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배우들의 심리에 더욱 몰입해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네 배역이 벌이는 고품격 코믹풍자극을 쉴 새 없이 따라가다 보면 롤러코스터를 타듯 짜릿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연극 지구를 지켜라는 5월 3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한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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