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위에는 왜 멍청이가 많을까」
우리 주변의 멍청이를 말하다

‘멍청함’은 종류와 관계 없이 모든 사람에게 폐를 끼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멍청함’은 종류와 관계 없이 모든 사람에게 폐를 끼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살다 보면 사람 때문에 속 터지는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어리석고 둔하며, 눈치 없는 사람들이 많아서다. 어디에든 존재하는 멍청이들은 만날 때마다 새롭고 다양한 방법으로 괴롭힌다. 정말 순진해서 세상 물정 모르는 멍청이가 있는가 하면, 단순히 상식이나 지식이 없는 멍청이도 있다. 지능만 높고 센스 부족인 멍청이나 아무것도 모르면서 말만 그럴싸하게 늘어놓는 멍청이도 종종 만나게 된다.

신간 「내 주위에는 왜 멍청이가 많을까」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하찮은 멍청이부터 세상의 종말을 불러올 만큼 절망적인 멍청이까지, 우리 주변의 모든 멍청이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심리학자, 신경학자, 과학자, 철학자, 경제학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 29인이 각자의 방식으로 멍청함을 탐구했다.

멍청함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어떤 종류의 멍청함이 존재하는지, 제일 짜증나는 멍청이 1위는 누구인지, 멍청이를 만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학자들은 ‘적을 물리치려면 적을 알아야 하는 법’을 실천하듯 ‘주위에 있는 멍청이 들을 물리치는 방법’을 알려준다.

미신과 음모론에 빠져 있는 멍청이, 자존심만 강하고 건방진 멍청이, ‘나는 특별한 사람이 다’라고 생각하는 멍청이 등 멍청함의 종류는 무수히 많다. 물론 사람마다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멍청함’은 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폐를 끼친다는 거다.

29인의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멍청함은 다채롭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베스트셀러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다뤘던 직관적 판단과 이성적 판단을 바탕으로 우리가 멍청한 판단을 하게 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상식 밖의 경제학」을 쓴 경제학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우리가 경제학적으로 멍청한 선택, 멍청한 소비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또한 「스피노자의 뇌」의 저자인 신경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Antonio Damasio)는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이 멍청이인가?”란 주제로 저자와 인터뷰를 했다.

현대에 등장한 멍청이도 다룬다. 교육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는 ‘20세기 최고 발명품인 인터넷 때문에 우리가 전반적으로 멍청해지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에고라는 적」의 저자이자 마케팅 전략가인 라이언 홀리데이(Ryan Holiday)는 미디어가 어떻게 거짓 정보로 사람들을 속여 멍청하게 만드는지 알려준다. 이밖에 SNS에서 생각 없이 말하는 멍청이나 익명성에 기대어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멍청이를 탐구한 학자들도 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희망 따위는 전부 버려야 할 것이다.” 책의 첫머리에 나오는 경고의 글처럼 수많은 유형의 멍청이들이 등장한다. 29인의 학자들이 말하는 ‘우리 주변의 멍청 이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주위에 등장할 것이고 우린 그들을 상대해야 한다. 이 책은 우리가 그들의 화려한 멍청함에 당황하지 않도록 도와줄 것이다. 

세 가지 스토리

「그래도 사람은 달라질 수 있다」 
다카하시 가즈미 지음|나무생각 펴냄


보통 사람은 성인이 된 이후 세상과 자신에 대한 ‘고정된 해석’을 쉽게 바꾸려 하지 않는다. 정신의학자인 저자는 ‘어른들의 생각은 왜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지’를 뇌과학과 발달심리학 관점에서 분석한다. 그는 자신의 약점이나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마음 현상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 ‘절망할 수 있는 능력’ ‘순수성을 느끼는 능력’을 키운다면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가끔 사는 게 창피하다」 
김소민 지음|한겨레출판 펴냄

기자로서 13년을 살았고, 국제 구호단체에서 일했다. 남부럽지 않게 살았던 그는 지금 ‘40대, 싱글, 백수, 여성’이 됐다. 세상이 부여한 혹은 세상에 휘둘려 스스로 부여한 네가지 ‘타이틀’이다. 그 때문일까. 저자는 “이따금 사는 게 창피하다”고 말한다. 40대 싱글 백수 여성이 겪는 일상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다. 우리가 왜 ‘나’로 버티며, 타인을 이해하고, 확장된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 봐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미래의창 펴냄   

페스트, 콜레라, 인플루엔자…. 인류를 위협한 전염병은 그 시작과 진행 과정이 유사하게 반복됐다. 최초 발병자가 나타나고 이후 교통수단을 통해 점점 퍼져나갔다. 국경 봉쇄책은 번번이 실패했다. 이 책은 질병과 역사의 물결 사이의 상관관계를 추적한다. 전염병의 사회적ㆍ경제적 영향뿐만 아니라, 미시적 관점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결정권을 지닌 이들에게 전염병이 미친 영향과 파급효과를 소개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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