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특약] 디지털 공룡처럼 되고 싶다면…

디지털 혁신은 4차 산업혁명기의 화두다. 많은 스타트업이 구글ㆍ아마존ㆍ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디지털 공룡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벤치마킹하는 이유다. 하지만 곧이곧대로 따라하는 것만으론 디지털 공룡을 뛰어넘을 수 없다. 그들의 성공비법이 반드시 옳은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우린 그들에게 무엇을 배워야 할까. 가트너는 단호하게 ‘습관’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20% 시간’ 시스템을 통해 학습과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구글은 ‘20% 시간’ 시스템을 통해 학습과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구글ㆍ마이크로소프트ㆍ아마존ㆍ알리바바ㆍ텐센트…. 디지털 공룡들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기술 인프라뿐만 아니라 결제 시스템과 물류ㆍ은행ㆍ보험ㆍ소매 등 손길이 뻗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이들의 기업 규모와 가치는 갈수록 커지고 수많은 인재들이 이곳에서 일하기 위해 몰려든다. 디지털 혁신을 꿈꾸는 숱한 기업들이 이 디지털 공룡들을 롤모델로 삼는 이유다. 

그렇다고 누구나 디지털 공룡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디지털 공룡들이 성공했다고 해서 그들이 채택했던 모든 방식이 성공요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요인이었다고 해도 다른 기업에 똑같이 적용될지는 알 수 없다. 

디지털 공룡들이 서로 다르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그들은 각각의 사업모델과 포트폴리오ㆍ전략ㆍ문화를 가지고 있다. 가령, 구글은 학문적인 영역, 아마존은 소매ㆍ재정적인 영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식이다. 그럼 스타트업은 구글ㆍ아마존ㆍ알리바바 등 디지털 공룡들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불확실하고 광범위한 비즈니스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는 성공습관이다. 세계가 디지털화할수록 이런 성공습관을 아는 것은 더욱 중요할 공산이 크다. 가트너는 디지털 공룡들과의 인터뷰와 연구를 통해 5가지 성공습관을 찾아냈다.

첫번째 성공습관은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공룡들은 그들만의 명확한 비전을 기반으로 미래를 구상하고 현재를 다시 그려왔다. 예컨대 아마존은 “지구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기업이 되겠다”고 말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사람과 조직이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디지털 공룡들의 비전은 일반적으로 고객과 사회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반면, 특정 전통산업과 관련짓지 않는다. 일례로 중국의 핀테크기업 앤트파이낸셜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은행’이란 단어는 거의 쓰지 않는다. 기존 범주에서 벗어나면 수평적ㆍ수직적 통합을 넘어서는 가치를 재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전을 강조하는 전략은 또다른 효과도 있다. 목적이 뚜렷한 비전일수록 새로운 인재를 끌어들이고 기존 인재를 고무하는 데 효과가 크다. 기업의 경영진들이 회사의 비전이 미래지향적인지 뛰어난 인재를 끌어들이고 영감을 줄 만큼 명확한지 되짚어봐야 하는 이유다.

디지털 공룡들의 두번째 성공습관은 관리 절차를 최소화한다는 점이다. 디지털 공룡들은 일반적으로 연간 수억명의 고객과 수십억건의 거래를 한다. 수백개의 신제품을 내며, 회사 내엔 다양한 성향을 지닌 직원들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복잡한 지배ㆍ소통구조는 혁신의 속도를 늦출 공산이 크다. 디지털 공룡들이 제약 조건을 최소화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글의 클라우드 기술 담당 이사인 폴 스트롱은 이렇게 설명했다. “많은 사람들이 구조와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우리는 문화와 행동 중심이다. 우리의 구조는 매우 유동적이다.”

셋째, 디지털 공룡들은 사람과 재능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다”고 말하는 건 쉽다. 하지만 진정으로 그렇게 여기는 곳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고객과 성과, 투자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디지털 공룡들은 다르다. 그들은 능력 있고, 동기가 부여된 인재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다. 그도 그럴게 디지털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재의 지적인 재능이기 때문이다. 클레어 바클레이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업의 사업과 산업, 생태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의 재능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찾기 어려운 요소”라고 설명했다. 

네번째 성공습관은 장기적인 목표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아마존의 예를 들어보자. 아마존은 많은 리더십 원칙을 갖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장기적인 사고를 장려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성과를 내는 지도자 못지않게 기업이 장기적인 시각을 갖도록 격려하는 지도자를 원한다는 얘기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말에서도 이런 아마존의 철학이 잘 드러난다. “회사 설립 후 처음 2년 동안 내가 배운 것 중 하나는 이렇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발명하겠다는 것은 오랫동안 오해를 받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많은 디지털 공룡들이 “단기수익에만 집중하는 것은 거의 확실히 미래를 저당 잡히는 일이다”고 설명한다.

마지막 성공습관은 ‘학습’과 ‘혁신’을 부차적인 게 아니라 가장 주된 의무 중 하나로 여긴다는 점이다. 통상 기업이 하는 일은 원료들을 제품과 서비스로 바꾸는 것이다. 고객들은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혜택을 누리고 값을 지불한다. 그리고 기업은 돈을 번다. 이런 기업 활동의 중심엔 학습과 혁신ㆍ금융ㆍ인재관리 등이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런 요소들을 덜 중요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크다.

구글의 20% 시간 법칙

디지털 공룡들은 학습과 혁신을 제품과 재정만큼 중요하게 여긴다. 구글의 ‘20% 시간’은 대표적인 예다. 구글은 직원들이 근무시간의 20%를 자신의 업무와 관련이 없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그만큼 학습과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는 건데, 흥미로운 건 구글의 대다수 핵심 사업이 이 20%의 시간에 창조됐다는 점이다. 

갈수록 디지털화하는 시대에서 기업은 새로운 기술과 능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기업 리더들은 디지털 공룡들의 5가지 성공습관을 통해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게 무엇인지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 

데이브 아론 가트너 최고 VP 애널리스트 

정리=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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