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재개발 두번째 입찰의 함의, 뒷돈과 클린
한남3구역 재개발 두번째 입찰의 함의, 뒷돈과 클린
  • 최아름 기자
  • 호수 381
  • 승인 2020.03.24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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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시장에 클린 바람 불까

한남3구역 재개발의 두번째 입찰에 3개 건설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림산업ㆍ현대건설ㆍGS건설이다. 현장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이유로 입찰이 ‘무효 처리’된 지 넉달 만이다. 이번엔 서울시가 ‘신고센터’를 현장에 만들고 불법행위를 감시하고 있다. 과연 ‘뒷돈’ 없으면 안 된다는 재개발 시장에 ‘클린 바람’이 일어날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한남3구역 재개발 두번째 입찰의 의미를 취재했다. 

한남3구역은 치열한 재개발 수주전으로 서울시의 주목을 받았다.[사진=더스쿠프 포토]
한남3구역은 치열한 재개발 수주전으로 서울시의 주목을 받았다.[사진=더스쿠프 포토]

2017년 강남에선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재건축 사업은 공사비만 2조원 이상에 육박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이 맞붙었다. 경쟁은 치열했다. 조합원의 장바구니를 들어주고 김장까지 대신해 주는 OS 요원까지 등장했다. 

그러면서도 건설사들은 ‘클린 경쟁’이라는 수주 방식을 제안하며 뒷돈으로 얼룩진 재건축 수주전을 바꾸겠다고 외쳤다. 몇몇 건설사는 불법 행위를 했다며 경쟁사를 고발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정부의 움직임도 비슷했다. 정비사업 시장의 혼탁한 상황을 개선하려고 시도했다. 2017년 10월 국토교통부는 “건설사가 이사비용을 과하게 주거나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을 지원하는 등 시공과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혜택을 제안하면 입찰을 무효화 하겠다”며 “대행업체를 이용해 금품향응을 제공한 건설사도 적발되면 2년간 모든 정비사업장에서 입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개선된 제도는 2018년 10월부터 적용됐다. 하지만 대형 정비현장의 시공사 선정이 시들해지면서 실제로 적용된 사례는 없었다. 수그러들었던 정비사업 수주전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건 2019년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에서였다. 공사비만 1조9000억원대에 달했다. 대림산업현대건설GS건설이 각각 단독입찰했다. 

국토부는 2019년 11월 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시와 함께 해당 사업장인 한남3구역에서 부정행위 현장 점검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분양가 보장, 의무 임대주택을 빼주겠다는 내용을 비롯한 시공과 무관한 제안 등 20여건의 법령 위반 소지가 발견됐고, 국토부와 서울시는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정부가 예고했던 대로 입찰은 무효가 됐다. 문제는 처벌이었다. 지난 1월 검찰은 해당 사건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감독 지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음에도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자 2월 21일 서울시는 ‘상시 모니터링반’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국토교통부2018)’과 ‘공공지원 시공자 선정기준(서울시2019)’에 부합하지 않는 업체를 가려내기 위해서였다. 이 때문인지 ‘입찰 무효’ 이후 진행된 한남3구역 재개발의 두번째 입찰에선 감독이 더 날카로워졌다. 

서울시는 한남3구역 현장에 부정행위 현장 신고센터를 설치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현장에 신고센터도 마련됐다. ‘부정행위 현장 신고센터’였다. 매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운영해 조합원이 부적절한 홍보 행위를 하는 업체를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2월 28일엔 신고센터에 실제 부정홍보 사례가 접수되기도 했다. 

현장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 중에는 3개 건설사 중 한곳이 조합원에게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배포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서울시는 18일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해당 건설사를 금품수수·도시정비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코로나19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어나는 때에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특혜’로 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조합에서도 자체적으로 단속조직을 만들어 부정홍보행위를 감독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신고를 받는 것과 동시에 우리도 현장을 직접 돌며 부정행위를 찾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 역시 첫번째 입찰 때와 달리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GS건설은 개별적인 홍보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 대림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대림산업 측은 “현장에 나가 있는 직원이 없다”며 “브랜드와 상품가치로만 조합원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역시 개별 홍보 행위를 중단한 상태다.

서울시는 신고센터를 다른 사업장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감독자가 현장의 은밀한 곳까지 들어온 셈이다. ‘뒷돈’ 없이 안 된다던 정비사업은 바뀔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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