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피해 대책에
재정개혁형 재난기본소득 제안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국민 가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그러자 정부는 피해를 입은 이들을 구제하겠다면서 11조7000억원의 추경안에 취약계층을 집중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고, 추경안은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런데 이게 최선일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
 

코로나19 피해 해소를 위해서는 선별적인 지원이 아니라 보편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피해 해소를 위해서는 선별적인 지원이 아니라 보편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용처는 코로나19 피해 지원이다. 취약계층을 집중 지원하는 방식이란 거다. 그러자 일부에선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나온다. 직ㆍ간접적인 피해를 입어 무척 힘든 상황에 놓였음에도 정책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나올 수도 있고, 코로나19에 따른 피해자를 선별해내기도 어려운 만큼 보편적 지원이 맞지 않겠냐는 거다. 그럴듯한 지적이라고 본다. 

문제는 정부 곳간에 돈이 넘쳐나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재정지원을 할 땐 그 방식과 규모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최소 재원으로 최대 효과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방식이 가장 적절할까. 현재 거론되는 방식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선별적 지원(취약계층 집중 지원) ▲재난기본소득 지원 ▲재난수당 지원 등 3가지다. 

우선 각 정책의 장단점을 살펴보자. 먼저 선별적 지원방식은 재정승수(재정지출이 1단위 늘어날 때 국민소득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를 높이는 데 유용하다.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일수록 늘어난 소득 대부분을 지출하기 때문이다. 이미 검증된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혜 대상을 두고 논란이 제기될 수 있고, 지원을 반드시 받아야 함에도 소외되는 이들이 나올 수도 있다. 광범위한 코로나19 피해를 극복하기에도 역부족이다. 

 

재난기본소득 지원방식은 소득과 연령, 피해 정도 등을 구별하지 않고 전 국민에게 일정한 소득을 지급하자는 거다. 피해자를 선별할 필요 없고, 시행 속도가 빠르며, 간접 피해자들까지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재정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재난기본소득이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재난수당 지원방식은 특정 지역이나 소상공인ㆍ비정규직ㆍ실업자 등 특수계층에게만 수당을 지급하자는 주장이다. 선별적 지원과 유사한 방법인데, 전주시가 추진하는 지원 방식이 여기에 해당한다. 장점은 재난기본소득 지원 방식보단 재원을 덜 투입하면서도 선별적 지원방식보단 더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거다. 두 방식의 장점이 골고루 나타날 수 있다는 건데, 문제는 단점 역시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 세가지보다 더 효율적인 방안은 없을까. 필자는 ‘재정개혁형 재난기본소득’을 제안해볼까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연말정산 기본공제(본인과 부양가족 1인당 150만원의 소득을 공제해주는 것)를 없애는 거다. 

 

그동안 기본공제는 ‘저소득층(면세자)에는 별 도움이 안 되면서 고소득층의 세금만 줄여주는 수단’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니 이참에 기본공제를 없앰으로써 마련되는 재원을 재난기본소득으로 전환해 국민에게 주자는 얘기다. 고소득층은 이런 주장에 반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증세가 아니라 혜택을 줄이는 것인 만큼 충분히 감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장점도 많다. 저소득층에 큰 혜택이 돌아가니 내수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현금은 바로 지급(전 국민)하고, 세금환수(고소득층)는 내년에 하니까 부담스럽지도 않다. 대상을 선별할 필요도 없으니 빠르게 실행할 수 있으며, 재정 투입 규모도 적다. 면세자를 줄여(원천징수) 국민개세주의皆稅主義(모든 국민은 세금을 내야 한다)를 이룰 수도 있다. 정부가 좀 더 상상력을 발휘하면 재정 투입 대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코로나19 피해 지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rsmtax@gmail.com | 더스쿠프

정리=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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