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graphic] 맞춤형 화장품 시대 열렸지만 …

지난 14일부터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 제도가 시행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4일부터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 제도가 시행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 중 상당수는 스킨·로션 등 기초 화장품을 살 때마다 인터넷을 뒤적거린다. 제품이 피부에 맞는지 소비자 후기를 보기 위해서다. 색조 제품도 마찬가지다. 파운데이션이나 립스틱이 얼굴색과 맞지 않아 몇번 바르지 못하고 버리는 경우는 숱하다. 

하지만 이런 일도 이젠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맞춤형 화장품’ 시대가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지난 14일부터 국내서도 맞춤형 화장품 판매가 가능해졌다. 개정 화장품법이 발효되면서다. 맞춤형 화장품은 개인의 피부 타입이나 선호도에 맞춰 매장에서 즉석으로 재료를 혼합하거나 소분한 화장품을 뜻한다. [※ 참고: 2017년 7월 정부가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을 명시한 ‘화장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고, 2018년 2월 보건복지위원장의 대안 법률로 공포됐다.]

그렇다면 개정 법안을 발의할 정도로 정부가 맞춤형 화장품을 지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국내 화장품의 현주소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른 지 오래다. 기술력을 갖춘 OEM·ODM 업체와 ‘4세대 화장품’이라고 불리는 인플루언서 화장품 브랜드가 뒤섞이면서 포화도는 더 심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매장을 가진 화장품 업체로선 새 먹거리가 필요해졌다. 정부가 ‘맞춤형 화장품’을 육성하겠다고 나선 이유다.

하지만 맞춤형 화장품이 보편화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미지수다. 무엇보다 인프라 확충이 만만치 않다. 각 매장마다 조제관리사를 둬야 할 뿐만 아니라 피부측정장비나 조제도구 등을 갖춰야 해서다. 2016년부터 시범사업을 진행해온 대기업에도 쉽지만은 않은 조건이다.

LG생활건강 측은 “CNP Rx 매장 두곳에서 맞춤형 화장품을 판매하지만 현재 매장 내 조제는 중단했다”며 “조제관리사를 채용한 후에야 판매업체로 신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측도 “궁극적으로는 맞춤형 화장품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 있다”면서도 “아직 기술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격 장벽도 높다. 1만원 안팎인 립스틱 가격이 맞춤형 매장에선 3만원을 훌쩍 넘는다. 내용물에 앰플을 섞는 스킨케어 제품의 가격은 17만원에 달하기도 한다. 진단·조제과정에 시간이 걸리는 탓에 매장 회전율이 낮다는 점도 고민할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피부 진단이나 컬러 컨설팅 등을 체험하는 소비자의 만족도는 높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판매하는 입장에선 낮은 효율성을 고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나만을 위한 화장품’은 시들해지는 오프라인 매장에 새로운 색조를 넣을 수 있을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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