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는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재해석했다. [사진=과수원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는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재해석했다. [사진=과수원뮤지컬컴퍼니 제공]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1860년대 러시아의 한 소도시에서 일어난 존속살해사건을 중심으로 신과 종교, 인간을 통찰한 작품이다. 극중 인물들 간에 벌어지는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통해 인간 내면의 욕망과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가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극중 인물인 이반의 논문이자 인간의 순수성과 악마성을 묻는 서사시 ‘대심문관’을 재해석해 드라마틱하게 집약했다.  

초연 당시 호평을 이끌어냈던 오세혁 연출이 다시 합류했다. 고전의 기운을 되살리면서도 현 시대에 맞는 언어를 사용해 공감대를 넓혔다. 서로의 말과 행동에 전염되는 양상에 중점을 뒀던 초연과 달리, 재연에서는 서로를 닮아가는 과정 속에서도 진짜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며 극복하는 데 집중한다. 교회풍의 중세 화음과 5인 배우들의 합창이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무대는 배우들의 등·퇴장이 없는 극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구성했다. 오래된 교회의 지하공간은 성스러운 땅 아래 존재하는 ‘인간 내면의 본성이 고스란히 보이는 공간’을 의미한다. 무대 한가운데 마련된 재단을 중심으로 네 형제가 머무는 각각의 공간은 드미트리의 감옥, 이반의 집필실, 알료샤의 기도실, 스메르쟈코프의 지하실을 상징한다. 각자의 동굴에서 무대 중앙의 사건을 목격하며 보이는 네 캐릭터의 다양한 반응은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탐욕스러운 일생을 살아온 아버지 표도르 역은 김주호, 심재현, 최영우가 맡았다. 뮤지컬 ‘세종, 1446’ 등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주호와 ‘킹키부츠’에서 특유의 에너지를 선보인 심재현,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 중인 최영우가 각자의 개성을 담은 표도르를 보여준다.

첫째 아들 드미트리 역에는 서승원, 조풍래, 이형훈이 캐스팅됐다. 세 사람은 극한의 감정 상태를 오가는 드미트리로 분해 연기 내공을 발휘한다. 무신론자 둘째 아들 이반 역에는 유승현과 안재영이, 형제 간의 의심을 중재하려 애쓰는 알료샤 역에는 김지온과 김준영이 활약한다. 5월 3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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