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다시 반복되지 않으려면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을 방법을 두고 담론을 만들어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을 방법을 두고 담론을 만들어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2018년 드러난 웹하드 카르텔의 실체는 끔찍했다. 웹하드 사업자들은 불법 음란물 유통을 주도했다. 성범죄 동영상을 일삼아 올리는 헤비 업로더와 주기적으로 미팅을 가졌다. 불법 영상물에 찍힌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까지 터졌는데도 그들은 불법 영상물의 업로드를 멈추지 않았다. 경찰의 집중단속으로 업체 55곳, 운영자ㆍ업로더 759명이 적발됐다. 디지털 성범죄는 그렇게 사라지는 듯했고, 사건은 잊혀갔다. 

# 솜방망이 처벌이 잇따랐다. 적발된 759명 중 구속된 이는 25명뿐이었다. 그러자 웹하드 카르텔보다 더 잔인한 범죄가 싹텄다. 아프지 않다는 걸 아니까 더 잔혹해졌다. 아니, 걸려봤자 고작 5~7년만 살면 그만이었다. 

# 범죄자의 기억법은 정교하다. 감시망이 허술하고, 처벌이 약한 곳을 잘도 기억해낸다. 우리는 범죄자의 기억법을 허투루 생각했고, 그 때문에 아름다운 아이들이 몹쓸 짓을 당했다. 

# ‘n번방 사태’의 주범 중 하나인 25세 남성 조주빈. 그가 어떤 인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학보사에서 편집국장을 했든, 조용했든, 그렇지 않든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다. 조용했으면 어쩔테고, 편집국장을 했으면 또 어쩌겠는가. 그는 범죄자고, 그와 같은 범죄자가 다시 나타나지 않도록 ‘담론’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  범죄자를 기억할 때가 아니다. 범죄자의 기억법을 쫓아야 할 때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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