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LIZZIE) 후일담

뮤지컬 ‘리지’의 바탕은 미국의 유명 미제살인 사건  ‘리지 보든 사건’이다. [사진=쇼노트 제공]
뮤지컬 ‘리지’의 바탕은 미국의 유명 미제살인 사건 ‘리지 보든 사건’이다. [사진=쇼노트 제공]

1892년 여름,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작은 도시 폴 리버. 보든가家의 부유한 사업가이자 구두쇠로 소문난 앤드류와 부인 에비가 집안에서 도끼로 잔인하게 살해된다. 친부와 계모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둘째 딸 리지가 체포되고, 세기의 재판이 열린다. 리지, 그녀의 언니 엠마, 리지의 친구 앨리스, 보든가의 메이드 브리짓. 법정에 선 4명의 여인을 통해 보든가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지, 그 진실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미국 역사상 가장 미스터리한 미제 살인사건이 록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뮤지컬 ‘리지(LIZZIE)’는 지난 100여년간 많은 예술적 영감을 제공하며 책·연극·드라마·영화 등 다양한 콘텐트로 제작됐던 ‘리지 보든 사건’을 다룬다. 1990년 4곡의 실험극으로 시작한 뒤, 20년간의 작품 개발을 통해 2009년 뉴욕에서 초연됐다. 이번 공연은 아시아 초연 무대다.

잔혹하면서도 매혹적인 드라마 전개와 강렬한 록 사운드, 노래로 극을 압도하는 네명의 여성 캐릭터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틀을 깨는 연출로 주목받아 온 김태형 연출이 이번에도 독창적인 무대를 만들어낸다. 1890년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감각적인 비주얼과 6인조 라이브밴드의 록 연주가 특히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노래로 극을 이끌어가는 4인의 여성 캐릭터들의 보컬 앙상블은 이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

아버지와 계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재판장에 서는 리지 보든 역은 유리아와 나하나가 맡았다. 분노 속에 깊은 슬픔을 숨기고 있는 리지의 언니 엠마 보든 역에는 김려원과 홍서영, 보든가의 이웃으로 리지와 의지하며 은밀한 비밀을 공유하는 친구 앨리스 러셀 역에는 최수진과 제이민이 캐스팅됐다. 보든가의 가정부로 집안에 감도는 불길한 기운을 감지하고 불행을 예고하는 브리짓 설리번 역으로는 이영미와 최현선이 분한다. 

“제목은 ‘리지’지만 리지를 포함한 네명의 인물들이 모두 주인공이다.” 제작사의 소개처럼 파워풀한 가창력의 배우들이 이뤄내는 팀워크가 작품을 이끌어간다. 강렬하고 파격적인 여성 4인조 록 뮤지컬 리지는 4월 2일부터 6월 21일까지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공연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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