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PB 한일전

신선한 아이디어와 빠른 트렌드 대응으로 편의점 PB가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선한 아이디어와 빠른 트렌드 대응으로 편의점 PB가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통업계에서 PB(Private Brand)는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전략으로 통한다. 과거엔 PB상품을 ‘싼 만큼 품질도 낮다’고 인식했고, 실제로 그런 경우도 많았지만 최근엔 반대다. 품질은 물론 다양성에 재미를 느껴 PB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 이런 PB상품은 사실 일본 편의점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다. 전체 상품의 40%를 PB가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고, 히트상품 또한 숱하다. 

일본 패밀리마트의 화미치키(패밀리마트에서 파는 치킨)는 일본의 국민간식으로 불린다. 2018년 로손에서 출시한 ‘악마의 주먹밥’도 론칭 초기엔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출시 1년 만에 누적판매량 5600만개를 기록하며 로손의 스테디셀러인 ‘참치마요 주먹밥’을 따돌린 건 유명한 일화다. 일본 편의점 업계 1위인 세븐일레븐은 2007년 아예 ‘세븐프리미엄’이란 PB를 따로 만들어 매년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 편의점의 PB는 어떨까. 많은 이들이 ‘일본 PB의 짝퉁’쯤으로 여길지 모르지만 혁신성이나 신속성 면에선 ‘한수 위’란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한국미니스톱의 PB상품 ‘빅도그(2012년)’를 일본 PB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지 않다. 한국에서 만들어 일본에 역수출한 것이다. 일본 바이어들 사이에서도 한국 PB상품들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국내 편의점의 PB상품은 다양하고 독특하다. GS25는 유어스(YOU US)라는 브랜드를 통해 PB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GS25가 12개월 동안 개발해 2014년 출시한 유어스 오모리김치찌개라면은 GS25 PB라면을 통틀어 역대 최다 판매, 역대 최장 1위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오모리김치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지역특산품을 이용한 PB상품들도 눈길을 끌 만하다. 이마트24는 지난해 5월 경기도 이천쌀을 활용한 아이스크림 ‘이천쌀콘’을 출시한 데 이어 올 1월엔 ‘이천쌀컵’을 선보였다. 다른 나라는 물론 우리나라 다른 편의점에서도 구입할 수 없는 이마트24만의 PB상품이다. 세븐일레븐은 지역 맛집과 연계해 PB상품을 만들었다. 1945년부터 3대째 내려오는 경기도 송탄의 중식당 ‘영빈루’와 전략적 협업을 맺고 송탄영빈루 시리즈를 론칭했다. 강릉 교동 반점의 실제 전경과 주소를 패키지에 삽입한 ‘강릉 교동반점 짬뽕’도 인기 PB상품 중 하나다. 

상품성을 인정받아 해외로 수출하는 예도 있다. GS25가 시즌 상품으로 출시한 유어스 벚꽃 시리즈는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대만과 중국 등으로 수출까지 이어진 사례다. 코트라 관계자는 “한국의 PB상품은 일본 시장에 진출해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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