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특약] 0.5초 만에 분류, ‘똑똑한 쓰레기통’
[엔비디아 특약] 0.5초 만에 분류, ‘똑똑한 쓰레기통’
  • 김다린 기자
  • 호수 383
  • 승인 2020.04.10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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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재활용 물품 분류기 오스카

생수 페트병, 택배박스, 뭘 사든 나오는 비닐까지…. 우리는 막연히 분리배출을 하면 재활용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현실은 다르다. 분리수거한 쓰레기 상당수는 소각장으로 직행한다. 재활용 쓰레기 선별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글로벌 사회는 각종 환경오염 문제를 겪고 있다. 캐나다의 한 스타트업은 이 난제를 해결할 간단한 AI 제품을 개발했다. 쓰레기 분리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는 쓰레기통이다.

지구촌 쓰레기를 대량으로 사들이던 중국이 폐플라스틱과 폐지 등의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사진=연합뉴스]
지구촌 쓰레기를 대량으로 사들이던 중국이 폐플라스틱과 폐지 등의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사진=연합뉴스]

전세계가 ‘쓰레기 대란’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그간 각국 폐기물의 상당수를 수입해온 중국이 수입량을 줄이고 있어서다. 중국은 2016년에만 전세계 폐플라스틱 수입량의 50%를 넘는 730만톤(t)을 수입한 ‘쓰레기 수입대국’이었다. 그러다 돌연 2018년부터 쓰레기 수입을 중단했다. 이들 쓰레기에 오염물질과 위험물질이 대거 섞여 있어, 자국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중국에 쓰레기를 수출하던 국가들은 비상이 걸렸다.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를 자국 수요처에 넘기고, 재선별이 어려운 쓰레기만 중국에 팔아온 탓이었다. 하지만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재활용이 어려운 쓰레기가 쌓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2018년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을 겪은 탓에 매장 내 플라스틱 비닐봉지나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하는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사실 쓰레기 대란의 해결방법은 간단하다. 각 가정에서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면 된다. 재활용할 수 있는 품목과 그렇지 않은 품목이 구분되면 국가 내부에서도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생활 속 쓰레기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가정 내에서 종류별 올바른 배출법을 헷갈리기 일쑤다. 

이물질이 묻거나 혼합된 쓰레기를 걸러내지 못해 많은 재활용 물품이 일반 쓰레기로 분류돼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미국의 폐기물 처리업체가 받는 재활용 쓰레기의 25%가량은 오염이 심해 곧바로 매립지로 보내지고 있다.

이런 생활 속 난제를 해결해주는 스타트업이 있다. 캐나다 밴쿠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인튜이티브 AI’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인 하산 무라드와 비베크 야스는 ‘웨이스트넷(Wastenet)’이라는 인공지능(AI) 기반의 특별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카메라에 물건이 포착되면,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정확하게 선별한다. 

작동방식은 다음과 같다. 사람이 사물을 들고 쓰레기통이나 재활용 수거함에 다다르면, 웨이스트넷이 머신러닝과 컴퓨터 비전을 이용해 사물의 종류를 올바르게 분류한다. 만약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라면 이를 어떻게 분류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제대로 분류하지 못하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올바른 방법을 안내한다. 

쓰레기 대란, 전세계 비상

무라드 CEO는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의 종류가 수천 가지고, 이런 쓰레기도 사람들의 손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더 정교하고 많은 수의 이미지 데이터를 축적하는 게 우선이었다”고 설명했다.

웨이스트넷은 100만여개의 사물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만만치 않았다는 점이다. 유명 하드웨어 제조사의 슈퍼컴퓨터를 장착해 테스트했지만, 제대로 된 분류를 위해선 최대 6초의 시간이 걸렸다.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시간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한 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였다. 엔비디아가 개발한 소형 슈퍼컴퓨터 ‘젯슨 TX2’를 장착하자, 분석 시간이 0.5초로 단축됐다. 엔비디아의 기술 지원은 이 회사의 성장을 앞당겼다. [※ 참고: 인튜이티브 AI는 ‘엔비디아 인셉션’의 회원사다. 이 프로그램은 AI 기반의 첨단기술로 신시장 개척에 나선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가상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으로, AI 스타트업의 시장 안착을 돕고 원활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 환경을 조성한다.]

무라드 CEO는 “엔비디아의 프로세서를 사용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가 쉬웠다”면서 “또 몇가지 프로세서를 무료로 제공해 테스트할 수 있게 되면서 시제품을 완성하는 기간이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인튜이티브 AI는 웨이스트넷이 장착된 자사의 재활용 플랫폼에 ‘오스카’라는 이름을 붙였다. 미국 유명 어린이 TV시리즈인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등장하는 쓰레기통 캐릭터의 이름을 차용한 것이었다. 

프로그램 내에서 오스카는 불평ㆍ불만이 많은 캐릭터로 묘사되는데, 인튜이티브 AI는 이 점에 주목했다. 무라드 CEO의 설명을 들어보자. “세서미 스트리트의 오스카처럼, 재활용 플랫폼 오스카 역시 불만 많고 거칠게 말하는 AI입니다. 사람들이 재활용을 잘 하면 칭찬을 해주고, 재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장난스럽게 혼을 냅니다.”

이미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활용 분류방법을 정확히 안내했을 뿐인데도, 오스카의 실적은 대단했다. 캐나다 내 백화점ㆍ대학교ㆍ공항ㆍ대기업 건물 등에 오스카를 설치한 결과, 해당 지역의 재활용률이 많게는 3배나 증가했다. 

인튜이티브 AI의 목표는 간단하다. 제대로 재활용되지 못한 쓰레기가 지구촌에서 천덕꾸러기가 된 만큼, 이를 첨단기술을 통해 조금이라도 줄이겠다는 거다.  특히 인튜이티브 AI의 창업자들에게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의 발견은 충격적인 일이었다. GPGP는 ‘태평양 위에 떠 있는 거대한 쓰레기의 땅’이라는 뜻이다. 북태평양에 있는 미국 하와이섬과 캘리포니아 사이에 위치한 대한민국 면적의 15배가 넘는 약 155만㎢ 넓이의 거대한 섬인데, 90%가량이 썩지 않는 폐플라스틱과 비닐로 이뤄졌다. 

무라드 인튜이티브 AI CEO의 설명이다. “재활용 체인이 제대로 작동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각자가 쓰레기를 더 깨끗하게 분류해야 합니다. 폐기물 수거 지점에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쓰레기 관리업체도 좀 더 깨끗한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지역 내에서 쓰레기를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죠. 쓰레기를 외국에 수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전세계가 직면한 심각한 쓰레기 문제, 똑똑한 AI가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도움말 =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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