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데미안

뮤지컬 ‘데미안’은 고정 배역이 없는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화제가 됐다. [사진=모티브히어로 제공]
뮤지컬 ‘데미안’은 고정 배역이 없는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화제가 됐다. [사진=모티브히어로 제공]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 「데미안(1919년)」은 출간된 지 100년이 넘도록 사랑받는 소설이다. 싱클레어와 데미안 두 인물을 통해 선과 악, 음과 양 등 다양한 특성이 충돌하는 인간의 내면을 통찰한다. 정체성 찾기에 몰두하는 이 시대 모든 이들에게 인간의 양면성을 고뇌하고 자아를 찾아가려는 헤세의 철학은 여전히 위로를 주고 있다. 

전세계 청년들의 애독서 「데미안」이 창작 뮤지컬로 공연된다. 이번 무대는 고정 배역이 없는 독특한 구성의 2인극으로 펼쳐진다. 배우들은 때에 따라 싱클레어가 되고 데미안이 돼 무대에 오른다. 2인극인 만큼 오롯이 두 인물만의 호흡으로 무대를 완성한다. 단 두명의 배우가 무대를 채우는 것이 실감나지 않을 만큼 배우들의 에너지가 폭발한다.

원작의 매력적인 텍스트가 음악·조명·배우들의 몸짓과 연기를 통해 새로운 느낌으로 재탄생했다. 연극·뮤지컬·현대무용의 경계를 허무는 신체 표현은 극을 보는 관객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선사한다.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인물들의 내면은 독백과 노래를 넘나드는 독특한 구성으로 표현된다. 뮤지컬 ‘쓰릴미’ ‘아랑가’의 이대웅 연출과연극 ‘보도지침’의 오세혁 극작가가 작품을 만들었다. 음악은 뮤지컬 ‘광염 소나타’ ‘리틀잭’ ‘난설’ 등의 다미로가 맡았다. 

유례없는 2인극으로 기록될 이번 공연에는 최근 대학로 화제작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정인지·유승현·전성민·김바다·김현진·김주연 등 여섯명이 진정한 자아를 찾아 성장통을 겪는 싱클레어와 그것을 지켜보며 조력하는 데미안으로 분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팬들이 ‘믿고 본다’는 실력파 배우 정인지·유승현·전성민은 경험만큼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공연의 한축을 담당한다. 대학로의 떠오르는 스타 김바다·김현진·김주연은 신선한 에너지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평범함 속에서 특별한 것을 만들어 내는 김바다, 디테일로 인물을 극대화해 표현하는 김현진, 대담하고 솔직한 연기가 돋보이는 김주연은 싱클레어와 데미안을 때로는 진중하게, 때로는 톡톡 튀는 감성으로 그려낸다. 4월 2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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