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오스트로스키 첫 개인전
Menschen, Bilder, Emotionen

➊데이비드 오스트로프스키, F(-), 캔버스에 아크릴·라커·면, 나무, 201×151㎝, 2019년 ➋데이비드 오스트로프스키, F(Bauleere), 캔버스에 아크릴·라커·면, 나무, 81×61㎝, 2019년 ➌데이비드 오스트로프스키, F(Deutscher Filmpresis), 캔버스에 아크릴·라커·면, 나무, 301×211㎝, 2019년
➊데이비드 오스트로프스키, F(-), 캔버스에 아크릴·라커·면, 나무, 201×151㎝, 2019년 ➋데이비드 오스트로프스키, F(Bauleere), 캔버스에 아크릴·라커·면, 나무, 81×61㎝, 2019년 ➌데이비드 오스트로프스키, F(Deutscher Filmpresis), 캔버스에 아크릴·라커·면, 나무, 301×211㎝, 2019년

독창적인 추상회화를 선보이는 데이비드 오스트로스키(David Ostrowski)는 원래 구상화를 주로 그리던 작가였다. 2000년대 초기작은 표현주의적이며 스타일리시한 화법이 돋보였다. 그러던 그가 2014년 유화 작업을 멈추고 추상화로의 변화를 추구한다. “유화는 수정을 거듭하면서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오스트로스키는 ‘오류, 실수, 우발적인 것, 불완전하고 미숙한 것’을 회화적 모티프로 선택해 추상화를 선보였다. 

오스트로스키의 첫 개인전 ‘Menschen, Bilder, Emotionen(사람, 그림, 감정)’이 열린다. 모더니즘 회화에서 선·면·색채는 작가의 본질적 정신 세계와 내면을 표현하는 기호다. 오스트로스키는 이런 고정적 내러티브에서 벗어나 오류나 실수 같은 무의미·무가치성을 작품에 부여하고자 했다. 

회화는 대부분 작가의 감정을 함축해 드러낸다. 재현적 회화든 추상적 회화든 마찬가지다. 하지만 오스트로스키는 작가보다 관객에 주목한다. 회화는 예술가의 난해한 이론이나 철학을 일방적으로 강요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회화적 공간이란 사람과 사람, 감정과 감정이 교차하는 지점이어야 한다고 여겼다. 

오스트로스키는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순간적으로 선을 그음으로써 오류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낸다. 이는 대표작인 ‘F’ 연작에서 잘 나타나는데, 여기엔 거의 빈 공간에 스프레이 페인트나 연필로 낙서하듯 빠르게 그어진 선들만이 존재한다. ‘F’는 독일어 Fehler(failure, error), 이를테면 실패, 실수를 뜻한다. 

그의 독특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벽의 중앙에서 관객을 압도하듯 위치하는 회화 전시와 달리 그의 작품은 관객의 시선과 동등한 교감을 할 수 있도록 낮게 자리한다. 3m가 넘는 대형 회화작품들은 조각이나 설치작품처럼 갤러리 한가운데 있기도 한다. 
캔버스 내부 공간의 부차적 요소와 표현을 최소화함으로써 관람객이 자유롭게 작품 주위를 돌며 회화 공간의 흐름을 느끼게 만든다.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5월 18일까지 개최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