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세일 끝났지만 봄은 오지 않았네
4월 세일 끝났지만 봄은 오지 않았네
  • 김미란 기자
  • 호수 385
  • 승인 2020.04.21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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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4월 세일 어땠나

백화점 업계가 ‘더는 미룰 수 없다’며 봄 정기세일을 강행했다. 입점 업체들의 재고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세일을 진행했다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객 이벤트’는 어려움을 겪었다. 당연히 실적 또한 실망스러웠다. 4월 봄 세일까지 끝냈지만 백화점 업계엔 봄이 오지 않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백화점 4월 세일의 성적표를 분석해 봤다. 

백화점 업계가 봄 정기세일을 진행했지만, 기대 이하의 실적을 올렸다.[사진=연합뉴스]
백화점 업계가 봄 정기세일을 진행했지만, 기대 이하의 실적을 올렸다.[사진=연합뉴스]

# 4·15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오후. 세일 깃발이 펄럭이는 롯데백화점 본점(서울 을지로)에 들렀다. 예년보다 늦은 봄 정기세일을 하는 백화점 업계의 분위기를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1층 명품 화장품 매장과 8층 행사장을 제외하곤 손님들을 거의 찾아볼 순 없었다. 

8층 행사장에서 만난 이명숙(가명·63세)씨는 “집에만 있다가 세일을 한다기에 답답해서 한번 나와 봤다”면서 “예전 같으면 행사 매대에서 서로 좋은 상품 찾으려고 어깨를 밀치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지금은 한산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걸음을 옮겨 찾아간 신세계백화점 본점(명동) 역시 1층 명품 매장만 북적였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1월 104를 기록하며 살아나나 싶었던 소비자심리지수가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만나 2월에 97로 떨어진 데 이어 3월엔 78까지 내려앉았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거다. 

고객들의 발길이 끊긴 유통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백화점과 면세점, 아웃렛 등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의 경우 지난 3월 약 9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8.7% 쪼그라든 수치다. 1~3월 누적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1.7% 줄었다. 

사람들이 외출 자체를 꺼리게 되면서 백화점 업계도 예정했던 봄 세일 날짜를 일제히 미뤘다. 통상적으로 3월 말에서 4월 초까지 봄 정기세일을 하지만 집객성 이벤트에 부담을 느낀 업계가 일주일가량 행사를 연기해 3일부터 19일까지 늦은 봄 정기세일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일을 더 미루면 입점 업체들이 재고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세일을 하지 않을 순 없다”고 말했다. 

막상 세일을 하긴 했지만 집객성 이벤트는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고객을 모으는 이벤트는 지금 상황에서 하기도 부담스럽고, 할 수도 없다”면서 “만약 한다 해도 오지 않을 것”이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세일로 인한 집객에 부담을 느낀 백화점 업체들은 미디어 커머스를 활용해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라이브 방송’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백화점 엘롯데에서 진행하는 ‘100 LIVE’ 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방송에선 백화점과 아웃렛 매장을 찾아 실시간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한다. 네이버와도 협업해 라이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고 세일 행사를 열어놓고 오는 고객을 막을 순 없다. 업체들은 분산 쇼핑을 유도하거나, 집콕 고객을 위한 타깃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슬기로운 4월 생활’이라는 테마로 세일 행사를 펼쳤다. 침체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슬기롭게 쇼핑을 하자는 취지였다.

집객 이벤트 언감생심이지만…

눈에 띄는 건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밥을 먹는 고객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한 ‘요즘 식탁 챌린지’ 이벤트였다. 롯데백화점이 제안하는 식재료를 활용해 요리를 한 후 인스타그램에 #롯데백화점 #요즘식탁이라는 해시태그를 게시한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식재료를 배송해주는 이벤트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엔 해당 해시태그를 단 글들이 많이 게시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코로나블루’를 극복하는 마케팅도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골프페어’ ‘메종 드 신세계’ 등 매출이 보장된 주력 대형행사를 준비했다. 최근 급격하게 늘고 있는 밀레니얼 골퍼들을 겨냥한 트렌디한 골프 의류를 비롯해 다양한 신상품과 단독상품을 선보였다. ‘메종 드 신세계’를 통해선 집콕에 답답해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4가지 테마를 구성, 관련 상품을 준비했다. 타깃 마케팅으로 주춤했던 소비심리를 깨우겠다는 계획이었다. 

현대백화점은 집객형 마케팅 대신 분산 쇼핑을 유도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세일 중 특정 기간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때에 사용 가능한 쇼핑 쿠폰을 증정했다. 통상 주말에 진행하던 상품권 지급 프로모션을 세일 기간에 걸쳐 진행하는 식이다. 사은 상품권도 굳이 사은품 데스크를 거치지 않도록 매장에서 직접 포인트로 적립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사은품 데스크도 모바일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축소 운영했다. 이를 통해 고객 안전과 소비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었다.

“4월은 사실상 포기”

그렇다면 코로나19 사태 속 봄 세일을 맞은 백화점 업계의 성적은 어떨까. 세일을 시작한 3일부터 두번째 주말이었던 12일까지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지난해 3월 29일~4월 7일 대비 18.8% 감소했다.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크게 줄어 3월 첫주엔 -50%까지 쪼그라들기도 했다”면서 “그나마 나아진 게 이렇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12.2% 줄었다. 해외패션(5.9%)과 리빙(12.8%)이 체면을 유지했지만 여성패션과 남성패션 부문 매출은 각각 22.8%, 13.9% 감소하면서 매출을 끌어내렸다.

세일 중인 백화점엔 일부 명품며장에만 손님이 북적였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세일 중인 백화점엔 일부 명품며장에만 손님이 북적였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신세계백화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4월 1~13일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0% 역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세일 첫 3일의 매출을 보면 전체 세일 기간의 매출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데, 올해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매출이 줄었다”면서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실적”이라고 밝혔다. “4월은 절반 이상이 세일 기간인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실상 4월 매출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프로모션은 사실상 꿈도 못 꾸는 상황이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야 조심스럽게 매출 반등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봄 세일을 끝낸 백화점 업계에 봄은 언제 올까.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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