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s Infographic
잊힌 브랜드의 부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했던 브랜드가 ‘복고 열풍’을 타고 부활하고 있다. 2012년 파산신청을 했던 코닥(KODAK), 2007년 폐간한 미국의 시사 사진잡지 라이프(LIFE), 프로스펙스 등이 대표적 사례다. 

카메라 필름의 대명사 코닥이 아웃도어 브랜드로 돌아왔다.[사진=현대백화점 제공]
카메라 필름의 대명사 코닥이 아웃도어 브랜드로 돌아왔다.[사진=현대백화점 제공]

코닥은 명실상부한 필름업계의 절대강자였다. 130여년의 업력에 특허는 2만개 이상 갖고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률이 치솟을 때에도 필름사업을 줄이지 않았다가 재정난에 빠졌고,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다. 

그랬던 코닥이 돌아온 건 ‘뉴트로(New-tro)’ 열풍을 등에 업고서다. 데상트코리아에서 데상트 브랜드를 총괄하던 이준권 대표는 지난해 6월 ‘하이라이트브랜즈’라는 회사를 설립하며 코닥 미국 본사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와 그해 10월 ‘코닥 어패럴’을 론칭했다.

그렇게 코닥은 필름이 아닌 복고 감성을 가득 담은 패션브랜드로 새로 태어났다. 코닥 어패럴은 지난해 정식 론칭 전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에 단독 입점해 일부 제품을 테스트했다.

코닥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과 고유의 로고를 활용한 플리스 집업 등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케이 재킷을 비롯한 굿즈도 큰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힘입어 지난 2월엔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코닥의 봄 상품을 오프라인 최초로 선보였다. ‘재료가 새롭게 거듭나다’는 뜻의 ‘재재再材 프로젝트’를 통해 사진을 인화하고 난 후 버려지는 재료를 업사이클링한 친환경 굿즈도 출시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팝업스토어 오픈 시점과 코로나19 국내 유행 시점이 겹쳐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진 못했지만 그래도 선방한 편”이라면서 “상반기 중 정식 ‘코닥’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닥의 대표 색깔인 블랙·옐로·레드를 내세운 의류 상품들은 특색 있는 디자인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장 인테리어 역시 코닥의 정체성을 살려 꾸밀 것이다.”

2007년 폐간했던 미국의 시사 사진잡지 라이프(LIFE)가 패션브랜드로 다시 태어났다. 국내 기업인 링크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라이프아카이브(LIFE Archive)’라는 의류 라이선스 브랜드를 론칭했다. 라이프 특유의 빨간색 로고를 강조한 티셔츠·아우터를 비롯해 모자·가방 등 다양한 패션 소품을 전개하고 있다.

한물간 브랜드라고 인식되던 토종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도 뉴트로 열풍에 가세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후원하면서 이름을 알린 프로스펙스는 이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3년 김연아 워킹화로 잠깐 반등에 성공했지만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그러던 프로스펙스가 최근 초기 ‘F’ 모양 로고를 넣은 오리지널 라인을 출시해 젊은층을 겨냥하고 있다. 반응도 좋다. ‘예스럽지만 멋스러운’ 뉴트로 열풍에 제대로 맞아떨어진 거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들이 예스러우면서도 새로운 과거 브랜드에 열광하고 있다”면서 “시시각각 바뀌는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과거의 실수를 답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