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케이뱅크 지분 인수 논란

BC카드가 케이뱅크 회생에 나섰다. KT(BC카드 지분 69.54%)가 가졌던 케이뱅크의 지분을 인수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시장은 우려 섞인 시각을 내비친다. 케이뱅크를 살리려다 BC카드의 자본건전성만 나빠지는 게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BC카드가 KT를 대신해 케이뱅크 지원에 나섰다.[사진=뉴시스] 
BC카드가 KT를 대신해 케이뱅크 지원에 나섰다.[사진=뉴시스] 

BC카드가 KT를 대신해 케이뱅크 지원에 나섰다. BC카드는 4월 17일 KT가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 10%(778만34주)를 363억2000만원에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케이뱅크가 진행 중인 5949억원의 유상증자(주주배정 방식)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BC카드는 케이뱅크의 최대주주(지분율 34.0%)로 올라선다. 이는 지난해 4월 정보통신망사업 입찰 담합 혐의로 케이뱅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된 KT를 대신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참고: 4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주주 요건에서 공정거래법 위반을 제외하는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KT가 케이뱅크의 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하지만 BC카드는 케이뱅크의 최대주주가 되는 방안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BC카드가 케이뱅크의 회생을 위한 ‘백기사’를 자처한 셈이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다. 수수료 인하, 소비 부진 등을 겪고 있는 카드업계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아서다. 2987억원(지분취득 363억원+유상증자 2624억원)에 이르는 지원 규모를 두고도 말이 많다. 대규모 지원이 BC카드의 자본건전성 훼손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BC카드의 지원 규모는 자기자본 1조2598억원(2019년 기준)의 24%에 달한다.

BC카드는 기우라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참여는 케이뱅크와의 사업 시너지 강화를 위한 목적도 있다”며 “BC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미국 마스터카드 지분 4299억원어치도 매각에 나선 만큼 자본건전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비씨카드의 대주주 적격성 신청을 승인해 줄지도 따져봐야 한다. KT가 케이뱅크를 살리기 위해 BC카드를 활용하는 것이 ‘꼼수’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는 은행과 ICT 기업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며 “금융회사인 BC카드의 케이뱅크 지분 인수는 정부 규제를 피하려는 꼼수로 보일 여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BC카드는 발 빠르게 KT가 가졌던 케이뱅크의 지분을 인수한 것과 달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하지 않았다.

BC카드 관계자는 “지분 인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라며 “대주주 적격성 신청을 완벽하게 준비하기 위해 자료를 보완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한 시장의 우려를 알고 있다”면서도 “QR 결제 도입 등 디지털화를 선도하는 카드사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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