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바로 영웅입니다”

둘째가 아이언맨에 빠졌습니다. 푸슈~ 푸슈욱~ 손바닥이 허공을 가릅니다. 손짓에 따라 에너지파가 나갑니다. 하늘을 날아다니기도 합니다. 제겐 보이지 않는 적을 물리칩니다. 둘째와 눈이 마주칩니다. 엄지를 쓱 올려 경의를 표합니다.

문래동입니다. ‘파바박’ 철공소에서 빛이 반짝입니다. 짙은 그림자가 움직입니다. 이름 모를 그는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손에는 두꺼운 장갑을 꼈습니다. 용접봉이 빛을 발합니다. 그의 손짓에 철이 모양새를 달리합니다. 문래동에서 진짜 아이언맨을 만났습니다.

우린 악당을 물리치는 영화 속 아이언맨 같은 사람들에게 열광하곤 합니다. 하지만 제 눈엔 어둑해진 철공소에서 작업하고 있던 아이언맨이 더 멋져 보입니다. 생각해 보니, 영웅은 가까이 있는 듯합니다. 지금도 묵묵히 땀을 흘리는 당신이 바로 영웅입니다.

사진·글=오상민 천막사진관 작가
studiot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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