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필수품 가격 상승세 살펴보니…

올 1분기 38개 생활필수품 가격이 줄줄이 상승했다(전년 동기 대비).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늘어난 게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참기름·식용유·고추장 등 양념류의 가격상승폭이 크다는 점이다. 원했든 그렇지 않든 집밥을 먹는 이들이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활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갑이 얇아진 서민에겐 이제 집밥마저 부담스럽게 됐다는 얘기다.  

양념류 가격이 오른 만큼 밥상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양념류 가격이 오른 만큼 밥상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코로나19로 외식을 꺼리는 이들이 늘자 밥상물가가 올랐다. 식음료 업체들이 가격을 끌어올려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1분기 생활필수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8개 품목 중 25개 품목의 전년 동기 대비 가격이 올랐다. 평균 구입비용은 22만3049원으로, 같은 기간 1.3% 상승했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건 달걀이다. 25.6%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 한판(30개 기준)에 4110원이던 가격이 올해 1분기 5163원이 됐다. 유통채널별로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상승률이 40.5%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은 일반슈퍼마켓(22.4%), 대형마트(21.5%), 백화점(3.7 %) 순이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집밥 수요가 늘면서 달걀 가격은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통채널별 가격을 비교해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저귀(40개입 기준) 가격도 2만1231원에서 2만3968원으로 12.4% 올랐다. 소주(360mL) 가격은 지난해 업체들이 출고가를 인상한 것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돼 7.2% 상승했다. 지난해 5월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후레시’ 출고가를 6.45% 인상하자, 6월 롯데주류마저 ‘처음처럼’ 출고가를 7.2% 올린 게 영향을 미쳤다. 두부 역시 비슷한 이유로 가격이 6.0% 상승했다. 지난해 2월 업계 1위인 풀무원이 ‘국산콩으로 만든 두부’ 가격을 평균 5.6% 인상한 게 소비자가격에 반영된 것이다. 

이밖에도 가격이 많이 오른 상위 10개 품목을 보면 참기름·식용유·고추장 등 양념류가 많다. 코로나19로 외식이 줄고 집밥 수요가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념류 가격이 오른 만큼 밥상물가가 높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물가감시센터는 “양념 제품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생활물가는 더욱 올라갈 것”이라며 “장바구니 물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거대 기업들의 꼼수 가격인상은 생활물가에 직격탄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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