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적 전통주의
급진적 전통주의
  • 김미란 기자
  • 호수 387
  • 승인 2020.05.06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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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차일디시展
(왼쪽부터) trees and sky, Oil and charcoal on linen, 183×213.5㎝, 2019/ wolf in birch trees, Oil and charcoal on linen, 183×183㎝, 2019/ rises, Oil and charcoal on linen, 122×122㎝, 2020/ wolf, trees and road, Oil and charcoal on linen, 183×183㎝, 2019
(왼쪽부터) trees and sky, Oil and charcoal on linen, 183×213.5㎝, 2019/ wolf in birch trees, Oil and charcoal on linen, 183×183㎝, 2019/ rises, Oil and charcoal on linen, 122×122㎝, 2020/ wolf, trees and road, Oil and charcoal on linen, 183×183㎝, 2019

시를 쓰고, 노래를 부르고, 사진을 찍는다. 영국 채텀 출신의 빌리 차일디시(Billy Childish)는 5권의 소설책을 집필하고, 40여편의 시를 썼으며, 150장이 넘는 LP를 녹음했다. 문학과 음악 등 분야를 넘나드는 그의 본업은 화가다. 

두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다는 그는 런던 세인트마틴 예술학교(Saint Martin’s School of Art)에서 공부했다. 뉴욕·런던·영국·독일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고 단체전에도 참여했다. 2012년엔 직접 방한해 소설가 이광수와 이상의 삶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선보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런 그가 ‘늑대, 일몰, 그리고 자신’이란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차일디시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급진적 전통주의자(Radical Traditionalist)’ 방식으로 작업을 했다. 녹음이 우거진 풍경, 구름 낀 하늘, 화병에 꽂힌 꽃 등 우리에게 친숙한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삽화 같은 작품들이다. 하지만 결과물은 목가적이지 않다. 신비롭고 미묘하며, 화폭 가득 에너지가 꿈틀댄다. 그가 풍경이라는 형식에 자신의 감정이나 존재를 투영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 대부분은 수정 없이 한자리에서 완성된 것들이다. “나는 어린아이가 그리는 것처럼 그림을 그린다. 외부의 어떤 것이 나의 관심을 끌면 그것을 회화로 남긴다. 그 행위는 내가 단지 관찰자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만능의 창조자 혹은 피조물의 위치로 끌어당기는 것이다.” 그의 작품에 에너지가 가득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차일디시의 스타일은 종종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나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 같은 표현주의 작가들과 비교된다. 정작 그는 고흐나 뭉크의 회화적 스타일에는 관심이 없다. 그가 궁금한 건 그들의 정신적이고 창조적인 진실성이 어떻게 사회를 구축하는 데 영향을 끼쳤는가 하는 점이다. 

전설적인 록그룹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 생전 “존경한다”고 말했던 차일디시의 개인전 ‘늑대, 일몰, 그리고 자신’ 전시는 안국동 리만머핀 서울 갤러리에서 6월 27일까지 열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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