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극 그라운디드

배우 차지연이 모노극 '그라운디드' 한국 초연의 주연을 맡았다.[사진=우란문화재단, 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
배우 차지연이 모노극 '그라운디드' 한국 초연의 주연을 맡았다.[사진=우란문화재단, 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

전쟁터에서 집으로 출퇴근을 할 수 있다면 군인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미국 극작가 조지 브랜트의 대표작인 모노극 ‘그라운디드(GROUNDED)’가 5월 한국에서 초연된다. 에이스급 전투기 조종사가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라스베이거스 크리치 공군기지에서 군용 드론을 조종하는 임무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스크린으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전장을 감시하고 적을 공격하지만 퇴근 후에는 가족과 함께 평범한 시간을 보내는 일상의 괴리에 점점 혼란을 느낀다.

그라운디드는 2013년 초연 이후 전 세계 19개국, 12개 언어, 140개 이상의 프로덕션에서 공연했다. 2013년엔 가디언과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에서 선정한 ‘올해의 연극 TOP10’에 오르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일상의 괴리를 느끼는 주인공의 혼란은 전쟁의 새로운 공격 무기이자 방어 수단으로 떠오른 드론의 양면성에 착안해 만들었다. 이를테면, 하나의 존재가 가진 경계와 양면성을 다루는 내용으로 이 시대가 고민해야 할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오경택 연출 “설레는 텍스트”

그라운디드 한국 초연은 ‘킬 미 나우’ ‘갈매기’ ‘벚꽃동산’ 등으로 세련된 미장센과 속도감 있는 연출로 호평을 받고 있는 오경택 연출이 맡는다. 오경택 연출은 “오랜만에 마음을 설레게 하는 텍스트를 만났다”며 “연극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선보이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주인공은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배우 차지연이다. 차지연은 “처음으로 혼자 무대에 선다는 것이 두렵지만 묵묵하고 겸손하게 그리고 담대하게 나아가 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라운디드로 1년만에 무대로 복귀하는 그가 끝없는 삶의 변화와 모호해진 경계 속에서 투쟁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어떻게 그려낼지 관심이 쏠린다.

그라운디드는 우란문화재단과 수년간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프로젝트그룹 일다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2019년 한 청년의 심장 이식과정을 통해 생의 순간을 담아낸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에 이은 두번째 모노극이다. 그라운디드는 5월 14일부터 24일까지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관람할 수 있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