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업의 성공 방정식 

성장하는 기업과 도태되는 기업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고객이 무엇을 느끼고, 어떤 걸 원하는지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성장과 도태의 행로가 달라진다. 실제로 성장가도를 달리는 기업들은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ㆍCX)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었다. 

성장하는 기업들은 고객 경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걸 중요하게 여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장하는 기업들은 고객 경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걸 중요하게 여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장가도를 달리는 기업들은 무엇이 다를까. 이 질문에 많은 이들은 이렇게 답한다. “기술력ㆍ인력ㆍ자본ㆍ네트워크 등이 차이를 만들어낸다.” 맞는 말이다. 기술력ㆍ인력ㆍ자본 등은 기업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본질적인 면에서 더욱 중요한 게 하나 있다. 바로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ㆍCX)’이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느끼는지를 알아내는 게 성장의 전제조건이라는 얘기다.

기술력과 제품만 자신이 있으면 단편적인 마케팅으로도 실적을 올릴 수 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기업문화ㆍ인력ㆍ기술투자 등 모든 요소의 초점을 CX에 맞춰야 한다. 고객과 정서적 관계를 맺어야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면서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 환경이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환경에선 고객 관점을 기반으로 한 사업 운영방식을 적용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가트너는 첨단기술기업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기업의 성장과 CX 데이터 사이의 상관관계를 찾아냈다. 가트너는 미국ㆍ중국ㆍ인도ㆍ캐나다ㆍ영국ㆍ독일의 첨단기술기업(2019년 예상 매출 1억 달러 이상 기업) 관리자 214명에게 “제품을 개발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응답자는 2018~2019년 매출이 증가세를 기록하고, 2020년에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성장기업’과 같은 기간 매출이 변동하지 않거나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비성장기업’으로 나뉘었는데, 두 그룹의 대답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장기업과 비성장기업의 가장 큰 차이는 CX 데이터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느냐였다. 무엇보다 성장기업 중에선 80%가량이 “고객 설문조사를 통해 CX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답한 반면, 비성장기업 가운데 CX 데이터를 수집하는 곳은 58.0%에 불과했다. 당연히 수집하는 CX 데이터 양도 성장기업이 훨씬 많았다.

물론 단순히 CX 데이터를 많이 수집하는 게 능사인 건 아니다. 어떤 방식으로 CX 데이터를 수집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기업들이 CX 데이터를 수집할 때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고객 설문조사다. 고객 설문조사는 기업 관리자들이 고객들의 경험과 감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문제는 이 방법에 한계가 몇 가지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은 설문조사를 받는 것에 점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이 때문에 설문조사를 급하게 진행하거나, 답변 내용이 모호할 경우 수집된 데이터의 품질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뿐만이 아니다. 설문조사는 실시간 정보를 나타내기도 어렵다. 설문조사가 고객이 회사와 상호작용한 후 느낀 감정을 측정하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보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맥락에서 고객 설문조사의 한계를 보완하고 양질의 CX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히는 게 ‘실시간 분석 기능’이다. 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이 현재 느끼는 문제와 경험을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다.

아울러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다음 행동을 예측한 다음 고객경험을 개선하는 솔루션ㆍ조치를 선제적으로 제시할 수도 있다. 다소 낯설어 보이지만 실시간 분석 기능을 활용하는 기업은 이미 많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성장기업의 활용 비중(43.0%)이 비성장기업(22.0%)보다 21.0%포인트나 높았다. 

물론 실시간 분석 기능 외에도 방법은 있다. 성장기업들은 다양한 도구를 통해 CX를 알아내고 활용하고 있다. 설문조사와 실시간 분석 기능을 동시에 진행하거나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는 식이다. 포커스 그룹 등을 활용해 CX 데이터를 수집하려는 기업도 숱하다. 이는 성장하는 기업일수록 제품개발ㆍ사업운영 방식 등을 내부적인 요인만이 아니라 CX란 외부요인에서도 찾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CX는 단순히 마케팅 목표가 아니다. 기업 운영의 필수조건이자 비즈니스 성공의 기본 방정식이다. 성장하길 원하는 CEO들이여! 당장 AI와 실시간 분석 기능을 활용해 CX 데이터를 수집하라. 그럼 향후 5~10년 내 성장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다. 

제시카 에크홈 가트너 VP 애널리스트 | 더스쿠프

정리=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