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개미 vs 외국인 수익률

3월 증시 폭락 이후 개인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는 서로 다른 종목을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량주에 베팅했고, 외국인 투자자는 제약·바이오와 IT 관련주를 매수했다. 그사이 코스피지수는 1900포인트대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두 세력의 투자는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개인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성적표를 분석해봤다.

동학개미운동에 참여한 개인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매수했지만 수익률은 썩 좋지 않았다.[사진=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1900포인트대에 안착했다. 3월 11일 이후 34거래일 만에 3거래일 이상 1900포인트를 웃돌았다. 코스피지수의 반등을 이끈 건 개인투자자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를 개인투자자가 메워줬다. 실제로 두 세력의 거래 양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3월부터 4월말까지 16조6550억원의 순매도세를 기록할 때 개인투자자는 14조999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팔면 개인이 사들이며 국내 증시의 반등을 이끌어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이렇게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 개인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는 어떤 종목을 매수했을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3~4월 두달간 코스피 시장에서 909개(우선주 포함)의 종목을 거래했다. 그중 순매수를 기록한 종목은 568개로 매수금액은 17조1566억원에 달했다.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집중된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개인투자자가 두달간 매입한 삼성전자의 주식은 1억80만주로 금액으론 5조원을 훌쩍 넘었다. 개인투자자 전체 매수금액의 31.4% 비중이다.[※참고: 삼성전자 우선주 순매수세 8715억원(2041만주)을 합하면 개인투자자의 삼성전자 매수 비중은 36.4%로 상승한다.]

개인투자자가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현대차(5246만주)로 1조1624억원(6.7%)을 순매수했다. 그 뒤를 SK하이닉스 8053억원(4.6%), 삼성SDI 5708억원(3.3%), SK이노베이션 3166억원(1.8%), LG화학 2988억원(1.7%), 신한금융지주 2910억원(1.6%), 기아차 2794억원(1.6%), 포스코 2741억원(1.5%), 현대모비스 2667억원(1.5%) 등이 이었다. 종합하면, 개인투자자 순매수 금액의 60.7%가 상위 11개 종목(삼성전자 우선주 포함)에 해당했다. 개인투자자가 반도체, 자동차, 정유·화학 등 전통적인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는 얘기다.

이제 외국인 투자자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889개 종목을 거래했고, 이중 308개 종목을 순매수했다(1조1860억원). 3~4월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셀트리온이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4조9482억원어치를 팔아치우는 동안 셀트리온의 주식은 2162억원어치나 매수했다. 이는 외국인 전체 순매수 금액 1조1860억원의 22%를 차지하는 수치다. 코로나19가 확산할 때 제약·바이오주에 베팅했다는 거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가 셀트리온 주식 3168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인 순매수 종목 2위를 차지한 종목도 흥미롭다. 외국인은 두달간 한진칼의 주식을 2116억원(17.8%) 순매수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권 분쟁 이슈에 투자한 셈이다.

이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1036억원(8.7%), 넷마블 781억원(6.5%), 한온시스템 294억원(2.4%), LG디스플레이 289억원(2.4%), 파미셀 252억원(2.1%), 삼성물산 244억원(2.0%), 두산 195억원(1.6%), HMM (옛 현대상선) 190억원(1.6%)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투자자가 전통적인 우량주에 집중한 것과 달리, 외국인 투자자는 IT·제약·바이오에 투자의 초점을 맞췄음을 엿볼 수 있다.

개인투자자와 외국인의 매수세에 따라 수익률도 엇갈렸다.[※ 참고: 비교 시점은 코스피지수 저점을 찍었던 3월 19일 주가 대비 4월 말 주가.]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상위 7개 종목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41.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33.6%)보다 7.8%포인트 높았다.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가장 강했던 삼성전자만 살펴보자. 삼성전자의 주가는 3월 19일 4만2950원을 기록한 후 4월 29일 5000만원까지 반등했다. 3월 주가 폭락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가 16.4%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우선주의 주가 상승률도 19.1%로 삼성전자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개인투자자 매수 상위 7개 종목의 평균 주가상승률(41.4%)과 비교하면 만족스럽지 않은 수익률이다. 

이번에는 외국인을 살펴보자.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7종목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50.7%였다. 개인투자자 순매수 종목의 평균 주가상승률인 41.4%와 비교해 9.3%포인트 높았다. 순매수 1위 종목인 셀트리온의 주가 상승률은 50.3%를 기록했다. 3월 23일 14만이었던 주가가 4월 말 21만5000원으로 반등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셀트리온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들인 한진칼의 주가 상승률은 111.9%에 달했다. 외국인이 한진칼에 투자해 2배의 수익을 올릴 때 개인투자자는 한진칼의 주식(1658억원)을 순매도 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소식으로 주목을 받은 파미셀의 주가는 106%나 상승했다. IT·코로나19 관련주 등 외국인이 선택한 종목의 투자 성적표가 더 좋았다는 얘기다. 언제나 그랬듯이 국내 주식시장에선 외국인은 웃고 개미는 또 눈물을 흘렸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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