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렛 킨 회고전

(왼쪽부터)전원탑승, 캔버스에 유채, 76.2×122㎝, 1992/ 제1성배, 캔버스에 유채, 101.6×61㎝, 1962
(왼쪽부터)전원탑승, 캔버스에 유채, 76.2×122㎝, 1992/ 제1성배, 캔버스에 유채, 101.6×61㎝, 1962

“누가 진짜 이 그림을 그렸는지 아무도 모르겠지.”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빅 아이즈(2014년)’는 보수적인 미국 사회에서 남편 뒤에 숨어 그림을 그리던 주인공 마가렛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의 그림을 팔아 부와 명예를 누리는 남편이 진짜 화가 행세를 하는 것을 보고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한다는 내용이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빅 아이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팀 버튼 감독이 작품 여러 점을 소장할 정도로 흠모하는 화가의 실제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겼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영화 속 등장인물의 이름이기도 한 마가렛 킨(Margaret Keane)이다.


마가렛 킨은 큰 눈을 가진 어린아이 그림으로 유명하다. 그의 그림은 추상미술이 주류였던 1950~1960년대 갤러리와 비평가들에게 ‘키치(kitsch·저속한 작품)’란 혹평을 받았다. 반면, 대중들은 어린아이의 커다란 눈에 투영시킨 솔직한 감정들에 열광했다. 상류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예술작품을 포스터나 엽서 등 다양한 복제품으로 쉽게 만날 수 있도록 만든 것도 인기 요인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가 유명했던 건 아니다. 여성 화가를 터부시하는 시대 분위기 탓에 그는 남편 뒤에 존재를 감춰야만 했다. 유령화가로 지내다 존재가 알려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10년. 비운의 시절을 보낸 그는 이후 미국 사회와 여권 신장, 대중적인 문화 확산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상징적인 인물이 됐다.


마가렛 킨의 아시아 최초 회고전인 ‘빅 아이즈(Big Eyes:Margaret Keane Retros pective)’엔 130여점이 전시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킨 아이즈 갤러리를 비롯해 여러 개인 소장 작품들이 엄선됐다. 

전시는 ‘빅 아이즈와 키치’ ‘이름을 되찾은 화가’ 등 총 5부로 나뉜다. 1950년대 후반부터 최근의 작품들까지 다양하다. ‘빅 아이즈’ 시리즈는 물론 모딜리아니를 연상시키는 긴 얼굴의 여인 등을 만나볼 수 있다. 1960년대 마가렛 열풍을 보도한 라이프(LIFE)의 보도사진과 팀 버튼 감독의 영화 자료도 전시된다. 

시대의 장벽을 허문 마가렛 킨의 회고전 ‘빅 아이즈’는 오는 13일부터 9월 27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열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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