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전문업체 대원제약

대원제약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178억원, 351억원을 기록했다.[사진=뉴시스]
대원제약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178억원, 351억원을 기록했다.[사진=뉴시스]

코로나19 사태에도 일부 제약업체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확진자를 치료할 때 기존 의약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서다. 해열제·항생제·항바이러스제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다. 국내 기침감기약과 이비인후과 처방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대원제약에도 투자자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제약산업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249개(2018년 기준)의 크고 작은 제약 제조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중소형 제약업체인 대원제약도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병원에서 처방하는 전문의약품(ETC) 제조 전문업체다.

하지만 2012년 정부의 일괄약가인하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 참고: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약값 부담 해소를 위해 2012년 4월 1일 6506개 조제 약품의 가격을 평균 21% 인하했다. 이처럼 국내 ETC의 단가는 정부가 결정하기 때문에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ETC를 취급하는 국내 제약사들이 정부 정책에 좌우되는 수익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을 쏟는 이유다.]

 

대원제약은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일반의약품(OTC)을 선택했다. 2015년 OTC 시장에 진출한 대원제약은 짜먹는 감기약 ‘콜대원’과 프리바이오틱 유산균 ‘장대원’을 선보였다. 이중 감기약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2015년 5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68억원으로 15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규모 1400억원의 국내 일반 감기약 시장에서 400여개 제품이 경쟁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괄목할 성장세다. 올해는 국내 일반 감기약 부동의 1·2위를 지키고 있는 동아제약의 ‘판피린’과 동화약품의 ‘판콜’의 뒤를 이어 3위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감기약을 필두로 한 OTC 부문이 대원제약의 새로운 수익원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ETC 부문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원제약의 주요 제품으로는 코대원 포르테(기침억제제), 프리비투스(진해거담제), 클래신(항생제), 오셀타원(항바이러스제), 펠루비(해열제) 등이 있다. 특히 기침감기치료제(13.7%)와 이비인후과 처방제(6.2%)는 각각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할 만큼 입지가 탄탄하다. 올해에는 5~7개의 신규 제품이 ETC 부문에 추가될 것으로 보여 꾸준한 성장세가 기대된다.

코로나19 사태도 이 회사에는 나쁘지 않은 변수다. 아직 이렇다 할 코로나19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코로나19 확진환자에게 감기약·해열제·항바이러스제 등을 투약하거나 처방하는 것이 전부다. 대원제약이 보유하고 있는 ETC 제품의 매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는 과거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신종플루가 발생했던 2009년 대원제약의 3분기 ETC 매출은 비수기임에도 34% (이하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2015년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가 확산했을 때도 5~7월 ETC 매출이 25%나 늘었다. 올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자회사인 ‘딜라이트보청기’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중국 음향기기 전문업체인 ‘거보타이’와 기술 라이선스아웃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딜라이트보청기가 받는 로열티는 생산 수량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가 매년 1000만명씩 증가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성장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대원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3178억원으로 전년(2867억원) 대비 10.8%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2025년 중형 제약사와 대형 제약사를 구분하는 기준인 매출액 5000억원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중소형사라는 꼬리표를 떼고 대형 제약사로의 도약이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이 회사의 올해 매출액은 3500억원, 영업이익은 4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주가는 1만4000원대로 주가수익비율(PER)은 11.02배 수준이다. 대원제약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 목표주가는 2만3000원으로 제시한다.

이종현 하이투자증권WM 과장
rangers79@naver.com

정리=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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