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공존 공생을 위한 품위 있는 삶

공존을 위해 품위 있는 포용과 연대가 필요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존을 위해 품위 있는 포용과 연대가 필요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다 한들 우린 분명 사회 속에 ‘공존’하고 있다.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지켜야 할 질서와 규범들에 공감하며 살아야 한다.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는 무례한 말과 태도로 인해 ‘관계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성공을 앞당긴다고 거짓과 배려 없는 언행을 저지르거나 자기 안위를 위해 각자도생의 길만 선택하며 살 순 없다. 공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악셀 하케의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은 혼란과 무례함으로 가득한 시대에 ‘더불어 살아갈 방법’을 모색한다. 저자는 우리가 회복해야 할 가치로 ‘품위’를 말하며, 지금이 ‘품위 있는 삶’을 고민할 때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역사 속 인물들이 남긴 품위와 관련한 철학적 사유, 문학 작품, 우리 주변의 사건, 가상 공간 등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우리가 어쩌다 차별과 혐오의 세상에서 살게 됐는지 변론한다. 그리고 이런 시대에 품위 있는 삶을 회복할 방법을 고민한다.

품위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 갖춰야 할 위엄이나 기품’이다. 저자는 이런 일반적인 매너 혹은 에티켓이 전부가 아니라며, 독일의 작가 아돌프 크니게의 저서 내용을 주목한다. “여기서 언급된 인간관계의 법칙은 단순히 관습적으로 몸에 밴 예의가 아니며 정치적 수단 또한 아니다.

이 법칙들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의무로 자리 잡아야 한다. 계층을 떠나 모든 인간에게는 책임이 있다. 그 책임은 바로 도덕성과 분별력을 통해 우리가 속한 체제를 든든히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타인을 향한 책임이 있다는 말은 이 책이 다루는 주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타인을 향해 어떤 책임들을 갖고 있는 걸까. 저자는 “적어도 타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인정과 배려, 호의와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품위라는 것이다. 품위란 특정한 이들이 아닌, 모든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하는 태도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인간의 품위에 해당하는 규칙들을 공공연히 어김으로써 사회ㆍ경제적 성공이 실현되는 상황을 자주 목도한다. 이렇듯 품위 없는 태도가 도처에 가득하다면, 또한 품위가 없음에도 해를 입지 않고 오히려 보상이 주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사람들은 품위 있는 삶을 포기할 것이며, 언젠가 무례함이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무례한 시대에 품위를 지키며 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공존을 위해선 품위 있게 포용하고 연대해야 한다. 이 책에서의 설명처럼 오직 자신만을 위한 판단을 내릴 자유 대신, 타인을 중심에 놓고 그들을 위해 기꺼이 삶의 일부분을 내어줄 자유를 선택하는 품위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품위를 떠올리면 정의로움ㆍ공평함 등이 연상된다. 또한 타인과 연대할 때 느끼는 인간의 기본적 감정들도 떠오른다. 이에 더해 아무도 보고 있지 않더라도 원칙을 지키려는 생각 역시 품위와 연계된다.“ 지금처럼 모두가 힘든 시기에 진정 와닿는 조언이 아닐까.

세 가지 스토리 

「일을 잘 맡긴다는 것」
아사노 스스무 지음|센시오 펴냄 


“일을 잘하는 리더보다 잘 맡기는 리더가 돼야 한다.” 경영 컨설턴트인 저자는 이렇게 강조한다. 무엇보다 ‘워라밸’이 중요시되면서 일을 시키면 하는 ‘상명하복’ 시대가 지나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조직이 리더에게 요구하는 목표가 줄어들지는 않았다. 혼자 일해선 성공한 리더가 될 수 없는 이유다. 이 책은 자신이 어떤 유형의 리더인지 알아보고, 일을 맡길 때 5가지 원칙, 8가지 유형의 부하직원에게 일을 맡기는 방법 등을 제시한다. 

「나의 할머니에게」
윤성희ㆍ백수린ㆍ강화길 등 지음|다산책방 펴냄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6명의 여성 작가가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할머니’의 존재를 전면에 내세워 쓴 단편소설집이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낸 어른으로서 할머니들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할머니의 삶을 그려낸 ‘흑설탕 캔디’, 치매에 걸려 손녀를 잊어갈 할머니의 무해한 사랑을 그린 ‘선베드’, 할머니의 유산인 집을 처분하면서 겪는 사건을 다룬 ‘위대한 유산’ 등이다.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데이비드 엡스타인 지음|열린책들 펴냄 


타이거 우즈는 두 살에 골프를 시작해 최고 자리에 올랐다. 로저 페더러는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하고 나서야 뒤늦게 테니스로 진로를 결정했다. 우리는 성공으로 가는 길은 단 하나라고 여겨 왔다. 일찍 전공을 정하고, 집중하는 것이 능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라고 말이다. 이 책은 반론을 제기한다. 조기 교육의 맹신은 신화적인 이야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꼬집는다. 성공이 빠른 출발보단 ‘오랜 탐사’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거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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