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모빌리티

코로나19는 일상을 바꿔 놓았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해도 이전의 일상으로 쉽사리 돌아가지 못할 공산이 크다. 중요한 건 이런 변화가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이다. 하지만 두려워할 일은 아니다.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준비를 잘한다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할 수도 있다.
 

코로나가 종식돼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속될 것이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가 종식돼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속될 것이다.[사진=연합뉴스]

인류의 역사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거란 말이 나온다. 이른바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구분될 거란 얘기다. 일리 없는 얘기가 아니다. 코로나19는 이미 사람들의 일상을 크게 바꿔놓고 있다. 사람들은 불특정 다수와 부대끼는 걸 기피하고, 지인 위주의 중ㆍ소규모 모임을 선호한다. 기업들 사이에선 비대면ㆍ비접촉 방식이 중요한 마케팅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이런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코로나19의 치료제가 개발되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을 듯하다. 당장 치료제를 개발해도 전세계에 공급해 코로나19를 완전히 종식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다. 더구나 전문가들은 앞으로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좀 더 빈번하게 나타날 거라고 예상한다. 사람들의 일상이 코로나19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질 공산이 크다는 거다. 

자동차 업계도 이런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가 어떻게 변할 것이고, 그 안에서 어떤 먹거리를 찾아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거다. 최근까지도 자동차 시장은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이를 기반으로 한 공유경제 모델을 중심으로 흘러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은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도 뒤바꿔놓을 가능성이 높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차량 소유의 인식이 변할 것이다. 코로나19가 불러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대중교통보다는 자차를 권장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점이다. 공유를 향한 높은 관심이 줄고 소유 욕구는 더욱 커졌다는 얘기다. 이는 지금까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왔던 차량공유 비즈니스가 주춤할 수 있다는 얘기다.

둘째, 친환경차 보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지속되고 있는 초저유가는 내연기관차의 구매를 유도한다. 그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의 싸움에 몰두하면서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하고 있는 세계 각국은 친환경차에 둔감해질 수밖에 없다. 국제 사회에서도 친환경차를 비롯해 이산화탄소ㆍ온난화 가스 등 이슈는 한동안 주목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장거리 대중교통 수단의 위상이 낮아질 것이다. 대표적인 게 항공산업이다. 세계 여행 수요가 예전과 같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국 여행 수요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모빌리티 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

넷째, 생산 방식의 변화다. 현재는 해외 공장에서 자동차를 만들거나 적지 않은 부품을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공수해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제는 핵심 부품은 자급자족하고, 일반 부품만 해외에서 구매하는 방식으로 바뀔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나 완성차 생산공장을 본국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할 수도 있다. 문제는 고비용ㆍ저생산ㆍ저효율ㆍ저수익(1고 3저)으로 대표되는 고질병에 시달리는 우리나라의 경우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점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마케팅 전략과 영업 마인드의 변화다. 비대면 방식으로의 변화는 필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홈쇼핑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요구될 게 분명하다. 여기에 빠르게 적응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해질 공산이 크다. 기업들에 능동적인 대처와 정보 습득 능력, 냉철한 계획이 필요한 이유다. 

아직 세계는 코로나19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태다. 빠른 대처 능력을 보여준 우리나라는 모범 방역국으로 떠올랐고,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 시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 산ㆍ학ㆍ연ㆍ관이 함께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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