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꺼진 조명이 만든 눈과 입
그 속에 숨은 아름다운 함의

# 퇴근길. 거대한 건물이 보입니다. 얼마 전 공사를 시작한 것 같은데, 금세 뚝딱뚝딱 지었네요. 불꺼진 조명이 눈과 입을 만듭니다. 언뜻 모아이(Moai) 같습니다. 

# 칠레 이스터 섬에 있는 사람 얼굴 모양의 석상 모아이. 기이한 형상과 수십톤에 이르는 무게 때문인지 ‘설’이 숱했습니다. 주로 누가 어떻게 만들었느냐였는데, 한편에선 ‘외계인’이 세웠다는 추측까지 난무했습니다.

# 최근 밝혀진 답은 ‘간단’합니다. 모아이는 부족의 협업과 화합의 결과물이었습니다. 온전히 사람의 힘으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 다시 그 건물을 봅니다. 많은 이들의 땀과 노력이 스칩니다. 절대 ‘뚝딱뚝딱’이 아닙니다. 모아이처럼요. 

사진·글=오상민 천막사진관 작가
studiot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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