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수展

➊가족, 캔버스에 유채, 89×116㎝, 1984 ❷녹음, 캔버스에 유채, 60×72㎝, 1960 ❸별, 2005, 캔버스에 유채, 130×162㎝
➊가족, 캔버스에 유채, 89×116㎝, 1984 ❷녹음, 캔버스에 유채, 60×72㎝, 1960 ❸별, 2005, 캔버스에 유채, 130×162㎝

“그림 속에 있지 않으면 나는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김환기·이중섭 등과 함께 신사실파 동인으로 활동했던 백영수 작가(1922~2018년)의 작품들이 경기도 수원시립미술관 2020년 첫 기획전으로 소개된다. 작가의 작품이 탄생한 아틀리에는 물론, 연대기별로 전시된 그의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100년여 붓질을 멈추지 않았던 그의 삶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작가의 아틀리에와 아카이브로 구성된 1부 ‘백영수의 삶을 거닐다’에선 그간 참여했던 개인전과 단체전의 브로슈어와 도록·포스터 등을 만날 수 있다. 작가가 실제로 사용했던 그림 도구들을 옮겨놓은 아틀리에는 그의 창작세계를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파리 아틀리에에서 촬영한 ‘모성의 나무(1988년)’와 ‘귀로(2001년)’를 제작하는 백영수의 모습을 담은 기록 영상도 볼 수 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 등 생전 작가와 가깝게 지냈던 이들의 인터뷰는 작가를 깊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2부 ‘백영수의 작품을 거닐다’엔 작품 105점이 그의 연대기에 따라 전시돼 있다. 그의 예술 인생에서 초창기에 해당하는 1940년대부터 1960년대는 일종의 ‘탐색기’다. 이후 작가의 작업에 자주 등장하는 어머니와 아이·소년·마당 등이 이때 등장한다. 이 시기 그의 작품은 원근감이 옅어지고 평면성이 강화되면서 동화 같은 느낌을 준다.

1970년대부터는 뾰족한 손발과 단순화한 신체 형태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작품이 ‘가족(1984년)’이다. 사람은 물론이고 사물까지 극도로 함축된 선으로 표현돼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턴 평생 그려왔던 주제와 다른 새로운 형태의 그림을 엿볼 수 있다. 후반기 대표작인 ‘별(2011년)’은 가족 사랑이 담긴 작품이다. 별을 보는 것을 좋아하던 아내가 추운 겨울에도 매일 별을 보러 나가자고 하자, 함께 나가기 춥고 힘들었던 그가 “별을 그려줄 테니 그만 나가라”며 짙푸른 하늘에 노란 별을 빼곡히 그려 넣었다. 

오롯이 예술로 점철됐던 백영수의 인생을 엿볼 수 있는 ‘백년을 거닐다: 백영수 1922 ~2018’ 전시는 오는 8월 9일까지 열린다.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사전예약을 통해 하루 네번(10·12·14·16시), 회당 40명만 관람이 가능하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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