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극 영지

기발한 상상과 엉뚱한 행동으로 주위를 변화시키는 영지가 돌아왔다. [사진=국립극단 제공]
기발한 상상과 엉뚱한 행동으로 주위를 변화시키는 영지가 돌아왔다. [사진=국립극단 제공]

완전무결한 동네 ‘병목안’에 사는 11살 영지는 병목안 어른들의 경계 대상 1위다. 엉뚱한 행동 탓에 영지가 등장하면 어른들은 긴장한다. 어느 날 학원을 땡땡이친 모범생 소희와 촬영 일정을 펑크 낸 병목안의 스타 효정이 우연히 영지의 아지트에 들어간다. 어른들이 ‘이상한 아이’ ‘무서운 마녀’라고 부르는 영지에게 두려움을 느낀 것도 잠시, 두 아이는 영지와 이야기하고 춤추고 노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한창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중 사라진 아이들을 찾으러 나선 어른들이 등장한다.

엉뚱발랄 청소년극 ‘영지’가 돌아왔다. 영지는 2018년 ‘병목안’이라는 제목으로 국립극단 예술가청소년창작벨트 프로젝트에서 발굴됐다. 당시 개성을 제한하는 사회를 상징하는 병목안에 집중했지만 이후 인물에 초점을 맞추면서 제목을 변경했다. 작품 속 소희와 효정은 타인이 바라는 모습과 내면의 욕망이 충돌하는 인물이다. 둘은 당당하고 주체적인 캐릭터인 영지를 만나 달라진다. 관객은 세 친구를 통해 어른이 원하는 모습과 자신이 원하는 모습 사이에서 고민하는 10대 초반 청소년의 혼란과 성장통을 함께한다. 

지난해 공연에선 학교·집 등 다양한 장소에서 세 친구가 만났다면 올해 공연에선 영지의 아지트로 공간을 한정한다. 그 속에서 더욱 기발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영지를 만날 수 있다. 허선혜 작가는 “남들과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조금 더 듣고 싶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연출은 청소년극 ‘좋아하고 있어’로 호평을 받은 김미란 연출가가 맡았다. 그룹 ‘이날치’의 멤버 장영규 음악감독과 2019년 한국춤비평가 베스트 작품에 선정된 이윤정 안무가가 합류했다.

영지, 소희, 효정 역엔 1991년생 동갑내기 배우 세 명이 캐스팅돼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다. 영지 역엔 스크린과 무대를 오가며 활동 중인 박세인이 577대 1의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됐다. 소희 역은 연극 ‘녹색광선’ ‘이번 생에 페미니스트는 글렀어’ 등에서 열연한 경지은이, 효정 역은 연극 ‘모던걸타임즈’ 청소년극 ‘좋아하고 있어’ 등에서 활약한 김별이 맡았다. 나다움을 찾는 청소년극 영지는 22일부터 6월 14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한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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