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 투자전략

기준금리가 0.5%로 낮아졌다. 초저금리 시대가 열린 셈이다. 당연히 투자자들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저금리 시기엔 알찬 투자처를 찾는 게 쉽지 않아서다. 그렇다면 저금리 국면에선 어떤 투자처의 성적표가 좋았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었던 2016년 6월~2017년 11월의 투자 성적표를 살펴봤다.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는 게 어려워졌다.[사진=뉴시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은 5월 28일 기준금리를 0.75%에서 0.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3월 16일 빅컷(1.25%→0.75%)을 단행한 이후 2개월 만에 금리를 낮췄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경기침체 가능성이 심상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상황이야 어찌 됐든 저금리 시대로의 진입은 투자자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는 낮춘다는 것은 경제성장률이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예금·적금 등 안전한 방법으로 돈을 불리는 것도 쉽지 않다. 기준금리와 연동된 은행의 예금금리가 낮아질 공산이 커서다. 시중은행은 벌써 예·적금금리 인하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3년 만기 적금상품인 ‘희망키움통장’과 ‘내일키움통장’의 금리를 2.5%에서 2.0%로 0.5%포인트 낮췄다.

KB국민은행도 지난 2일 정기예금상품인 ‘국민수퍼정기예금’의 금리를 0.3%포인트(1~2년 미만 0.9%→ 0.6%) 낮추는 것을 시작으로 50여개 예금과 적금상품의 금리를 0.2~0.3%포인트 떨어뜨렸다. 1000만원을 1년간 맡겨도 손에 쥐는 이자가 6만원(세후 5만760원)이 채 안 되는 시절이 온 셈이다.


투자 고민이 깊어지는 초저금리 시대, 투자자는 어디에 어떻게 베팅해야 할까. 답을 찾기 위해선 먼저 과거 사례를 분석해 봐야 한다. 저금리 국면에선 비슷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에 따라 더스쿠프는 0%대 기준금리 진입에 앞서 가장 낮은 기준금리를 기록한 2016년의 사례를 살펴봤다.

한은은 그해 6월 9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인하했다. 2015년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MERS)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낮춘 뒤 1년 만의 인하로, 역대 가장 낮은 금리였다. 한은은 2017년 11월까지 1.25%의 기준금리를 유지했다.

그렇다면 저금리 시기에 증시·부동산 등 투자처의 상황은 어땠을까. 우선 주식시장부터 살펴보자. 2016년 6월 9일 2024.17포인트였던 코스피지수는 2017년 11월 30일 2476.37포인트로 22.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705.08포인트에서 771.42포인트로 9.4% 올랐다.

0.5%로 떨어진 기준금리와 투자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2017년 트럼프 쇼크(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와 미중 무역갈등 점화 등 숱한 악재 속에서 거둔 성과였다. 부동산 가격도 상승세를 탔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시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2016년 6월 87.7(2017년 11월=100)에서 2017년 11월 100.9로 13.2포인트나 상승했다. 이 때문인지 같은 기간 서울시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5억5248만원에서 6억7306만원으로 1억2058만원(21.8%) 치솟았다. [※참고 : 중위가격이란 가격 순서대로 줄을 세웠을 때 가운데에 있는 아파트의 가격을 의미한다.]

물론 신통치 않은 투자처도 있었다. 2016년 6월 9일~2017년 11월 30일 원·달러 환율은 1159.50원에서 1088.0원으로 하락했다(달러화 약세). 안전자산인 금 가격(국내 기준)도 g당 4만6911.39원에서 4만4849.92원으로 떨어졌다. 저금리 시기엔 증시와 부동산이 상승한다는 속설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이런 속설이 이번에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경제상황이 2016~2017년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코스피 상장사(12월 결산법인)의 당기순이익이 각각 80조2797억원, 114조5926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지금은 반대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은 2017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2억442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전망은 더 나쁘다. 코로나19가 불러일으킨 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도 마찬가지다. 2017년은 미국이 경기회복이 본격화한 해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책이 발동 중인 국내 부동산 시장도 2017년과 비교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지금 같은 초저금리 국면에선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투자전문가들은 “증시만한 투자처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가 견인한 언택트(Untact) 기술이 관련 기업의 성장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저금리 시기 상승한 주식·부동산


이경수 메리츠종금 증권 센터장은 “코로나19로 변화하는 트렌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언택트 관련 기술의 발전과 기업의 성장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전통적 주도주보다 언택트와 관련한 IT기업의 주가가 훨씬 더 많이 올랐다”며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면 괜찮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의 침체 가능성이 높다는 걸 감안해 주식보단 금 등 안전자산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 가격이 최근 많이 상승한 건 맞다”면서 “안전자산이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 주식 등 자본시장이 재차 충격을 받을 공산이 크다”며 “어디에 투자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적정한 투자 비중을 찾는 운용의 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