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 타부레展

➊Tegyu and Terrin(blue), Acrylic on wood panel, 76.2×101.6×5.1㎝, 2020 ❷The Siblings, Acrylic on canvas, 182.9×213.4×5.1㎝, 2020
➊Tegyu and Terrin(blue), Acrylic on wood panel, 76.2×101.6×5.1㎝, 2020 ❷The Siblings, Acrylic on canvas, 182.9×213.4×5.1㎝, 2020

사회적 교류가 활발하던 2019년 프랑스 출신 작가 클레어 타부레는 신작 인물화를 시작했다. 10년 동안 그려온 인물화지만 이번엔 달랐다. 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이 가로막혔고, 우리의 생활은 많은 변화를 맞았다.광범위한 장르를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던 그는 최근 실재하는 사람들을 그린다. 내면을 탐험하던 그는 이제 ‘밖’을 보게 됐다. ‘가족’이라는 인간관계로 묶인 형제자매들이 최고 관심사다.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고 분리되는가’란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 친오빠를 그려보기도 했다.

그의 작품들은 오래된 사진들에서 시작한다. 사진 속 익명의 가족에게 흥미를 느낀 작가는 배경을 따로 창작해 그려 넣는다. 네명의 아이들이 집 앞에 서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은 중고품 가게에서 발견한 빅토리아 시대의 사진이 출발점이었다. 타부레는 거기에 밝은색으로 꾸며진 아름다운 정원을 새롭게 그려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누군가를 그릴 때 나는 그 인물이 시간 속에 갇히거나 고정되기를 원치 않는다. 진실은 고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타부레는 앞선 작가들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역사적인 인물화 작품을 찾던 중 마주한 에드바르트 뭉크의 ‘오스고르스트란의 네 소녀들(1902년)’도 그중 하나다. 뭉크는 상실감으로 가득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인간 존재의 연약함과 극단성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작품 속에 아이들을 자주 등장시켰다. 타부레의 작품 속에도 아이들이 등장한다. 그 아이들은 하나같이 순응적이고, 의식적으로 정면을 바라본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개개인의 표정은 어색하고, 조심스럽고,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바짝 경계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묘한 긴장감이 작품 속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 그림들도 타부레의 작품을 이해할 때 많은 도움을 준다. 모네가 물의 움직임을 그렸듯 타부레는 물감의 물결로 사람들의 얼굴을 그린다.

타부레는 인물화 작업을 하는 것을 두고 “타인에게 마음을 쓰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모든 것이 가로막힌 시대에 그는 작품을 통해 세상과 관계하고 싶어 하는 욕망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타부레의 첫 한국 개인전은 서울 종로구 팔판동 갤러리 페로탱 서울에서 7월 10일까지 열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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