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 투자법❷ 금 괜찮을까 

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침체로 전세계 중앙은행이 돈을 풀면서 안전자산인 금을 보유하는 게 낫다는 심리가 커진 탓이다. 투자자들 중엔 금 투자에 관심 갖는 이들도 늘었다. 하지만 금에 베팅한다고 황금알을 모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금값이 지난 한해 가파르게 올랐다는 점도 체크 포인트다. 

금값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금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었다.[사진=뉴시스]
금값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금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었다.[사진=뉴시스]

직장인 강연훈(가명ㆍ35)씨는 코로나19 폭락장 당시 주식시장에 뛰어든 ‘주린이(주식투자 초보자)’였다. 그럼에도 좋은 투자 성적표를 받진 못했다. 강씨는 새 투자처를 물색했고, 유튜브에서 ‘금값이 오를 테니 금에 투자하라’는 영상을 접하게 됐다. ‘골드바’를 주고 받는 거래를 상상했던 강씨에게 금 투자는 생각보다 쉬웠다.

한국거래소 금시장(KRX금시장)을 통하면 1g 단위의 소액투자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주식계좌에 있던 강씨의 종잣돈이 금 거래 계좌로 이체된 이유다. 최근 강씨처럼 ‘금린이(금 투자 초보자)’가 된 투자자가 적지 않다. 금 거래량은 올해 들어 폭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4월 하루 평균 거래된 금 거래량은 95.1㎏. 2018년(19.6㎏)과 2019년(43.6㎏)의 일평균 거래량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올해 들어 금값이 꾸준히 ‘우상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18일 KRX금시장에서 금값은 g당 6만9901.59원을 기록했다. 2014년 3월 한국거래소에서 금 현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앞으로도 금의 강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제정세가 불안하거나 세계경제가 나쁜 국면일 때 금값은 으레 오르기 때문이다. 심혜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세계 경제를 흔들 돌발변수가 언제 어디서 등장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투자자산으로서의 금 수요 증가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 저금리도 금값의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인 금은 지금처럼 은행금리가 낮을 때 투자 매력도가 더 돋보인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 한해 금값이 국내 기준으로 22%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영향이었다. 각국 중앙은행이 언젠가 양적완화와 저금리 정책에서 벗어날 거란 점도 금값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코로나19로 ‘대공황’에 버금가는 경제위기가 온다고 한들,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거라 장담하긴 어려운 이유다. 배당을 지급하는 주식과 이자를 주는 채권과 달리 금은 창출할 수 있는 현금도 없다. 

달러화 강세 압력이 심해지는 점도 부담이다. 지금은 금-달러 가치가 동반 상승하는 양상이지만, 달러 가치가 높을수록 금의 달러 표시 가격은 더 내려가기 마련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금값 전망은 귀신도 모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예측이 쉽지 않다”면서 “초보 투자자가 금에 무턱대고 뛰어드는 게 현명한 재테크 방법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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