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 투자법❺ 대체투자 괜찮을까

등락만 거듭하는 증시에 질린 개인투자자들이 새롭게 눈을 돌린 투자처가 있다. 바로 대체투자다. 다양한 투자대상에 수많은 금융전략을 조합해 쏠쏠한 수익률을 찍는 대체투자는 제로금리 시대의 유일한 투자대안처럼 꼽히게 마련이다. 하지만 투자상품에 전략이 들어가는 순간 투기수요가 꼬인다. 

저금리 기조 지속,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ET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금리 기조 지속,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ET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로금리 시대다. 예ㆍ적금 금리는 추락했다. 최근 상승랠리를 탄 증시도 안심하긴 어렵다. 코로나19 확산에 위축됐을 가능성이 높은 기업 실적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한숨이 나올 만한 투자 환경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대체투자 중심의 투자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체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인 자산을 ‘대체’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전략을 전통적인 방법과 달리하는 것도 대체투자에 속한다.

상장주식펀드(ETF)는 대체투자의 대표상품이다. 지난해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 총액은 5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을 개설한 2002년(3444억원) 대비 150배가량 확대됐다. 2018년도(41조원)와 비교해도 26.1% 늘어난 수치다. 최근 인기는 더 뜨겁다. 올해 2월 ETF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조3597억원에 불과했는데, 3월 들어 6조8572억원까지 치솟았다. 

쏠쏠한 수익률도 매력적이다. 지난해 ETF 종목의 평균수익률은 6.54%였다. 상승종목(259종목)이 하락종목(143종목)보다 많았다. 투자 편의성도 높다. 접근이 제한된 공매도ㆍ선물 등과 달리 소액으로도 다양한 상품군에 투자가 가능해서다. 이 때문에 국내 ETF 시장은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앞으로도 확대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현실에선 ETF에 투자하고도 쪽박을 차는 개인투자자가 많았다. 원유ETF의 사례를 보자. 국제유가 급락 이후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이 상품에 몰렸지만, 지난 4월 유가가 되레 마이너스(-)까지 폭락하면서 금융 당국 최고 수준의 소비자경보인 ‘위험’을 발령받았다. 

이는 원유ETF에만 국한된 위험이 아니다. 수많은 대체투자 상품이 리스크 평가가 어렵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벤치마킹으로 삼을 만한 지표가 없고, 상품구조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대체투자는 제로금리 시대의 유일한 고수익 투자상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실물경기의 침체가 지금처럼 이어지면 대체자산의 가치가 언제 폭락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애초에 대체투자는 고수익을 장담하는 만능열쇠도 아니다.

가령 ETF는 저低변동성 투자 상품으로 고안됐다. 개별 종목이 아닌 시장 전체에 투자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2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레버리지나 하락세에 베팅하는 인버스 등의 금융전략이 결합되면서 투기수요가 몰렸다. 탐욕을 경계하는 건 개인투자자가 항상 잊지 말아야 할 지침 중 하나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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