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랑가

뮤지컬과 창극을 오가는 창작 뮤지컬 ‘아랑가’가 세번째 시즌을 맞았다.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과 창극을 오가는 창작 뮤지컬 ‘아랑가’가 세번째 시즌을 맞았다.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475년, 백제는 고구려 장수왕의 압박과 오랜 흉년으로 서서히 기울어간다. 백제왕 ‘개로’는 매일 밤 저주의 꿈에 시달린다. 장군 ‘도미’는 그런 왕을 위해 국경으로 시찰을 떠난다. 개로의 꿈 말미엔 언제나 그를 구하는 여인이 나타난다. 개로는 국사 ‘도림’에게 여인이 나오는 꿈에서 평온함을 느낀다고 털어놓는다. 도림은 사실 고구려의 첩자다. 도림은 꿈속 여인을 찾아내 개로의 혼을 빼놓고 고구려와 백제 간 전쟁을 일으킬 계략을 세운다.

이 무렵, 도미는 왕을 위해 국경으로 떠나기 전 사랑하는 아내인 ‘아랑’에게 불안한 마음을 전한다. 아랑은 도미에게 헤어지더라도 반드시 다시 만나자고 약속한다. 백제의 안정을 바라는 기원제에서 개로는 꿈속의 여인과 꼭 닮은 아랑을 마주치고 곧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아랑이 도미의 아내임을 알게 되자 좌절과 혼란에 빠진다. 

스테디셀러 뮤지컬 ‘아랑가’가 세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아랑가는 「삼국사기」의 ‘도미설화都彌說話’를 토대로 한다. 뮤지컬 아랑가는 이를 차용해 독창적으로 해석했다. 넘버도 독특하다. 판소리를 다양하게 응용해 뮤지컬과 창극을 오가는 극의 형태를 선보인다. 

이번 시즌에선 여러 변화를 줬다. 먼저 마름모 모양의 무대다. 정동극장의 넓고 깊은 무대에 입체감을 주기 위해 마름모꼴로 돌출시켰다. 벽면에는 커튼을, 바닥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영상과 조명을 사용해 무대를 한편의 영화처럼 구현했다. 변화는 또 있다. 작품 내 모든 배역을 새로 캐스팅했다.

아랑을 향한 사랑으로 파멸에 이르는 백제의 마지막 왕 개로 역엔 송원근과 박정원이, 개로에 맞서 자신을 지키는 아랑 역에는 정연과 이지숙이 캐스팅됐다. 왕을 향한 충성심과 아내를 향한 사랑 사이에서 비극을 맞는 도미 장군 역은 박민성과 김대현이 맡았다.

고구려 첩자라는 신분을 숨기고 신념을 지키는 도림 역은 양승리와 한규정이 연기한다. 이 외에 도미와 아랑의 은혜를 입은 소년 사한 역은 이진우와 김정래가, 작품을 이끄는 도창 역은 박인혜와 정지혜가 맡아 열연한다. 비극적인 삶과 사랑을 판소리로 풀어낸 뮤지컬 아랑가는 7월 26일까지 정동극장에서 공연한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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