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ADAS 도입 필요성

자동차 사고가 났다. 어떤 사고는 보행자의 잘못이 클 테고, 어떤 사고는 차량운전자의 책임이 클 것이다. 도로 상태가 안 좋아서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이런 치명적인 사고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움직임이 유럽에서 포착되고 있다. 차량에 새로운 지능형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을 탑재하자는 거다. 문제는 운전자들이 ADAS의 선행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동차 안전 기술이 인간의 실수를 줄일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동차 안전 기술이 인간의 실수를 줄일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 각국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이는 한해 몇명이나 될까.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130만명에 이른다. 상황은 제각각이겠지만 대부분은 운전자, 다시 말해 인간의 실수로 발생한다. 자동차 안전기술이 차세대 기술과 함께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지금이 어쩌면 인간의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적기適期일지 모른다.

WH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도로와 도로의 기반시설, 속도, 차량 또는 보행자 모두 안전을 준수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치명적인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빠짐없이 지켜야 하는 요소들이다. EU는 2022년부터 유럽 내에서 모든 신형 차종과 밴, 트럭, 버스에 최소 15개의 최신 안전 기술을 탑재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에어백이나 전자 안전성제어처럼 이미 규정돼 있던 기능에서부터 자동긴급제동장치, 차선유지 보조 및 운전자 상태 모니터링 시스템 등과 같은 새로운 지능형 운전자 지원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 tems·ADAS) 기능까지 포함하고 있다. 


EU는 미래의 자동차 기술 중 ADAS에 집중하고 있다. 2038년까지 최소 14만명의 교통사고 중상자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205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와 중상자를 0명으로 만드는 것은 EU의 과제이기도 하다.

유로앤캡(유럽 신차 평가 프로그램·Euro NCAP)은 오랫동안 차량 안전 평가에서 신뢰받는 지표였다. 사람들이 차량 구매를 결정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 현재 유로앤캡은 ADAS를 차량 안전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 말은 자동차 회사들이 신차를 출시할 때 더 많은 기능을 갖춘 ADAS 기술을 탑재해야 가장 높은 NCAP 안전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유로앤캡이 최근 권장하고 있는 항목은 또 있다. 운전좌석에 한정돼 있던 차량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을 모든 좌석으로 확장하라는 거다. 이를테면 실내온도가 위험 수준까지 상승했을 경우, 아동의 존재를 감지하고 경고를 울릴 수 있는 기능을 갖추면 더 높은 안전등급을 부여하는 식이다. 누군가는 기준이 지나치게 깐깐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만 매년 30~50명의 아이들이 차량 내 소아 뇌졸중으로 사망하고 있다. 아동뿐만이 아니다. 이 문제를 차량에 남은 반려동물에게 확대적용할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까다로운 기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선행비용이 걸림돌

ADAS로의 의무적 전환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속도제한 장치를 포함하고 있어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전이 가능해서다. 사고 및 처리비용도 줄일 수 있다. 걸림돌이 하나 있다면 선행비용이다. 가장 저렴한 경차를 기준으로 해도 수백 달러 이상이 든다. 물론 프리미엄급 차량 보유자들은 ADAS 기능을 차량 기능의 일부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소수를 제외한 이들은 차를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하길 원한다. ADAS 패키지 옵션을 장착하기보단 엔진이나 차량인테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길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 정부의 규제와 지침이 있더라도 선행비용 문제는 극복하는 게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더 저렴한 비용으로 ADAS 기술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우리 Arm 역시 많은 자동차 제조사 파트너들과 이 점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실리콘 기반의 ‘시스템 온 칩(SoCs)’이다. Arm은 SoCs을 활용해 차량의 전자 인프라를 구성하는 여러개의 전자제어장치(ECUs)를 더 작은 영역 또는 도메인 컴퓨팅 요소로 결합하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 이런 통합절차를 통해 ADAS 시스템 부품원가(BOM)를 크게 줄이겠다는 게 Arm의 목표다. 

유로앤캡은 차량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을 모든 좌석으로 확장하길 권장한다.[사진=뉴시스]
유로앤캡은 차량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을 모든 좌석으로 확장하길 권장한다.[사진=뉴시스]

우리의 삶에서 205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와 중상자를 0명으로 만드는 ‘Vision Zero’를 실현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적절한 가격을 설정해야 하고, 그 시스템이 브레이크만큼이나 중요한 기능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도 있다. 

EU가 2022년부터 최소 15개의 최신 안전기술을 탑재해야 한다고 발표한 것처럼 규제를 더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뒷짐만 지고 있으면 그 어떤 것도 바꿀 수 없다.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능을 갖춘 ADAS 시스템이 하루라도 빨리 전세계적으로 도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쳇 바블라 Arm 오토모티브 사업부 부사장| 더스쿠프

정리=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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