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해마로푸드서비스의 현주소

맘스터치가 2년 3개월 만에 메뉴를 전면 리뉴얼했다. 메뉴 가짓수를 크게 줄였고, 대표 제품의 가격은 끌어올렸다. 가정간편식(HMR) 등을 팔던 온라인몰 ‘맘스터치몰’도 1년 만에 중단했다.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의 경영권이 사모펀드로 넘어간 이후에 벌어진 일들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해마로푸드서비스의 노사갈등까지 수그러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해마로푸드서비스의 현주소를 취재했다. 

맘스터치를 전개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가 사모펀드에 인수된 이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맘스터치를 전개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가 사모펀드에 인수된 이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혜자 버거’로 불리는 맘스터치가 달라졌다. 1일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는 맘스터치의 메뉴를 개편하고 가격을 조정했다. 2년 3개월 만의 리뉴얼이다. 이번 개편으로 버거 제품이 18종에서 13종으로 줄고 샐러드류는 메뉴에서 빠졌다. 이 과정에서 ‘할라피뇨 통살버거’ ‘마살라버거’ ‘리샐버거’ 등 인기 메뉴마저 사라져 소비자의 원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맘스터치 버거 중에서도 ‘가성비 갑’으로 불리던 대표 메뉴 ‘싸이버거’의 단품 가격이 3400원에서 3800원으로 400원(11.8%) 올랐다. 버거 세트 가격은 단품 가격에서 일괄적으로 2000원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조정됐다. 그 결과, 싸이버거 세트는 기존 5600원에서 5800원으로, ‘언빌리버블 버거 세트’는 7000원에서 7100원 오르는 등 버거 4종 세트의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조정 과정에서 가격이 떨어진 메뉴도 있다. ‘햄치즈 휠렛버거 세트(6100원→5900원)’ ‘불고기버거 세트(5200원→5000원)’를 포함한 버거 5종은 200원씩 저렴해졌다. 해마로푸드서비스 관계자는 “매장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 리뉴얼했다”며 “다른 브랜드가 1년 단위로 가격을 올리는 것에 비하면 오랜만에 가격을 인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고: 해마로푸드서비스 측은 가격 인상이 아니라 가격 조정이라고 주장한다. 버거류 전체 가격은 평균 0.8% 올랐지만 버거 세트 가격은 평균 0.6% 하락해서다. 하지만 싸이 버거를 포함해 인기 메뉴 중심으로 가격이 올라간 탓에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최근 맘스터치에 일고 있는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돌연 온라인 쇼핑몰 ‘맘스터치몰’의 운영 중단을 선언했다. 맘스터치몰에선 닭가슴살 제품·도시락·가정간편식(HMR) 등을 판매했지만 현재는 폐점 특가 제품 두어개만 남아있다. 오는 30일 오후 2시까지만 운영한다. 

오픈한 지 1년밖에 안 된 맘스터치몰의 운영을 중단한 건 의아한 행보다. 닭가슴살 제품, 삼계탕 HMR 제품 등이 소비자의 호평을 받아왔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해마로푸드서비스 측은 “사업 방향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맘스터치몰의) 운영을 종료했다”며 “HMR·도시락 등의 사업을 계속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대주주 변경 뒤 몰려온 변화 

맘스터치의 이런 변화를 본 업계 관계자들은 “대주주가 바뀐 해마로푸드서비스의 경영 효율화 작업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지난해 11월 새 주인을 맞았다.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였다. 정현식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1973억원에 매입해 대주주에 등극한 이 회사는 지난 4월에도 구조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 윤주호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브랜드가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내부 통제와 여러 시스템 선진화가 필요했다”며 “구조조정 이후 비용 절감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역풍도 만만치 않다. 먼저 가격 인상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그동안 맘스터치가 ‘가성비 버거’ 이미지를 내세운 데다, 코로나 사태로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 가격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해마로푸드서비스 측은 “버거 단품 가격을 인상한 건 원재료 비용과 인건비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설득력이 없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지난 8일 발표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의 주장을 들어보자. “맘스터치 제품의 주재료인 육계 시세는 최근 5년간 하락세였다. 원재료와 제품가격 인상과는 상관관계가 없다. 인건비 역시 마찬가지다. 해마로푸드서비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7.5%로, 최저임금 인상률인 2.9%보다 훨씬 높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상승해 가격을 올렸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문제는 또 있다. 노사갈등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매각 직후 해마로푸드서비스 노조(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산하 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가 출범했는데, 그 이후 고용안정, 처우보장 등을 두고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노조 측은 8차례의 교섭 끝에 교섭이 결렬됐다고 판단,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 측은 같은 날 입장문을 발표해 “교섭의 원만한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임금협상 타협 전이지만 7월 중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급을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이후 바람 잘 날 없는 해마로푸드서비스가 ‘혜자 브랜드’ 이미지를 지킬 수 있을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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