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계 오스카상’ 만든 마이클 갤러허 “당신도 왕관 쓸 자격 있다”
‘비즈니스계 오스카상’ 만든 마이클 갤러허 “당신도 왕관 쓸 자격 있다”
  • 김미란 기자
  • 호수 394
  • 승인 2020.06.23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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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terview | 마이클 갤러허 스티비 어워즈 회장

하나의 기업은 CEO부터 신입사원까지, 수많은 사람들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화려한 시상식에 등장하는 건 윗분들뿐이다. 마이클 갤러허(62) 스티비 어워즈 회장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비즈니스 대상을 만들었다. “일터의 모든 이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었다”는 그의 철학이 깃든 스티비 어워즈 트로피는 이제 받고 싶어 하는 왕관이 됐다.

마이클 갤러허 스티비 어워즈 회장은 “수상보다 수상 이후 기업이 어떻게 발전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사진=스티비 어워즈 제공]
마이클 갤러허 스티비 어워즈 회장은 “수상보다 수상 이후 기업이 어떻게 발전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사진=스티비 어워즈 제공]

2000년대 초반, 미국 비즈니스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웠다.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일하기 좋은 100대 회사’로 꼽히던 에너지기업 엔론(Enron Corpora tion)의 민낯이 낱낱이 공개됐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엔론이 보고한 재정상태는 모두 거짓이었다. 2001년 말 엔론은 파산했다. 미국의 5대 회계법인 중 하나로 엔론의 회계를 맡았던 아서 앤더슨(Arthur Andersen)도 해체됐다. 

파장은 미국을 흔들었다. 수많은 기업이 아서 앤더슨과 거래를 끊었고, 관련 소송이 빗발쳤으며, 대중은 비즈니스 업계를 불신했다. 공들여 쌓아온 기업인들의 명예도 버려진 낙엽처럼 추락했다. 오랜 시간 비즈니스 업계에서 세일즈&마케팅 업무를 수행해온 마이클 갤러허(Michael Gallagher) 회장의 눈에 비친 당시 풍경은 ‘안타까움’이었다.

“건강하게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들까지 매도돼선 안 된다. 자신의 일터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그들의 비즈니스 노하우를 공유하는 상을 만들어야겠다.” 2002년 10월, 마이클 갤러허 회장은 뜻을 공유한 이들과 뉴욕에서 만나 ‘스티비 어워즈(Stevie Awards) 위원회’를 설립했다. 고대 그리스어로 ‘왕관을 쓴’이라는 뜻을 가진 ‘스테판(Stephen)’에서 따온 이름이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땀 흘리는 이들의 노고에 왕관을 씌워주겠다는 그의 마음을 담은 ‘스티비 어워즈’는 그렇게 탄생했다.

✚ 일반인들에겐 낯선 시상식이지만 비즈니스계에선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뉴욕포스트가 스티비 어워즈를 ‘비즈니스계의 오스카상’으로 칭해줬습니다. 스티비 어워즈 트로피가 이제 세계에서 가장 받고 싶어 하는 대상 중 하나가 됐다는 건 정말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 스티비 어워즈는 몇개 부문으로 이뤄져 있나요?
“2003년 2월 미국 비즈니스 대상(The American Business AwardsⓇ)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이듬해엔 두번째로 국제 비즈니스 대상(The International Business AwardsⓇ)을 론칭했고요. 현재는 이를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스티비상’ ‘독일 스티비 대상’ ‘중동 스티비상’ ‘영업 및 고객 서비스 스티비 대상’ ‘여성 기업인 스티비 대상’ ‘위대한 회사 스티비상’ 등 총 8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한 해 출품작은 얼마나 되죠?
“8개의 스티비 어워즈 시상식을 다 합하면 한 해 평균 1만2000개 이상의 출품작이 접수됩니다.

✚ 그중 몇 퍼센트가 수상하나요?
“수상자는 대상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해마다 다르기도 하고요.”

✚ 한국 수상자들도 많나요?
“지난해 국제 비즈니스 대상(IBA)을 볼까요? 74개국에서 4000여편의 출품작이 접수됐습니다. 한국은 여기서 47개 기업·공공기관·개인이 금상 34개, 은상 15개, 동상 34개를 수상했습니다.”

✚ 굉장한 성과네요.
“스티비 어워즈는 지난 15년 동안 한국대표부와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덕분에 경쟁력 있는 출품작을 성공적으로 유치할 수 있었죠. 정부 부처는 물론 공기업, 민간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셨습니다. 뛰어난 출품작들이 많아 수상 성적도 좋았습니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하나. 상이 많으면 자칫 권위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 ‘출품만 하면 상을 받을 수 있다’는 선입견이 생길 수 있어서다. 그래서일까. 스티비 어워즈는 꼼꼼한 수상 절차를 밟는다. 국제 비즈니스 대상을 예로 들어보자. 출품을 하고 싶다면 지난해 기업이나 개인이 성취한 내용을 625단어 이하의 에세이나 5분 이내의 비디오로 만들어야 한다. 기업·조직 부문의 경우 조직의 목적·역사·운영 등에 200단어, 이룩한 성취에 250단어, 그것이 왜 혁신적인지를 250단어 이내로 작성해야 한다. 이를 증명할 보충자료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심사 절차도 까다롭다. 심사위원은 출품작을 1~10점으로 평가한다. 이 점수들의 평균을 내 수상작을 결정한다. 부문별로 금·은·동상을 수여하는데, 심사위원 평균 점수가 7.25점을 넘어야 상을 받을 수 있다. 심사위원들은 단순히 점수만 매기는 것이 아니다. 각 출품작에 간략하고 건설적인 코멘트도 해야 한다. 

✚ 심사위원들이 코멘트를 하는 건 특별한 절차로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스티비 어워즈는 수상보다 수상 이후 기업이 어떻게 발전하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심사위원들에게 ‘코멘트’를 부탁한 것도 그 때문이죠.” 

✚ 수상보다 수상 이후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의미인가요?
“스티비 어워즈에서 수상한 후 이를 적극적으로 회사 홍보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매출이 2배 이상 뛰었다는 어느 기업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스티비 어워즈는 그런 긍정적인 영향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스티비 어워즈가 기존 비즈니스 상과 다른 건 이뿐만이 아니다. 스티비 어워즈는 기업과 조직의 전체적인 활동을 아우른다. ‘경영상’ ‘올해의 회사상’ ‘고객서비스상’ ‘기업주상’ ‘홍보상’ ‘웹상’ 등 사실상 직장에서 이뤄지는 모든 성과를 시상한다. 기업 CEO부터 웹사이트 개발자, 재무부서 직원 등 누구나 출품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티비 어워즈가 ‘수직’보단 ‘수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얘기다.

‘How’가 회자되는 것

✚ 수평적 출품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면요?
“조직은 어느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CEO가 있다면 어느 부서의 직원도 있겠죠. 스티비 어워즈는 그들 모두의 노고를 치하하고 싶다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모두에게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 스티비 어워즈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조직의 자부심과 긍정적인 시너지를 향상하는 것입니다. 공정한 심사를 거치되 많은 기업에 상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그걸 발판삼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면 우리로선 더 바랄 게 없습니다. 그리고 하나 욕심을 부리자면, 기업과 조직에서 ‘How?’가 회자되는 것입니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
“일반적으로 비즈니스를 이야기할 땐 재정이나 주식 등을 언급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라는 게 무엇을 이뤘고 어떤 것을 개발했다는 결과로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티비 어워즈에 출품하면서 많은 기업이 자신들의 성과를 어떻게 이뤘는지 정리하고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겠죠. 우리가 중시하는 게 바로 이런 How입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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