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 기술개발 여전히 필요한 이유

바야흐로 친환경차 시대다. 국제환경기준이 갈수록 강화되는 데다, 환경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도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연기관차가 ‘종언’을 고하고 있다는 건 아니다. 친환경차와의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을 뿐, 시장 지배력은 여전하다. 자동차 생태계가 ‘내연차’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시장에서 완전히 밀려나는 게 좋은 방향도 아니다. 그럼 내연기관차는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내연기관차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사진=뉴시스]
내연기관차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사진=뉴시스]

130여년을 이어온 내연기관차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내연기관차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탓이다. 전기차의 성장세는 이런 흐름을 잘 보여준다. 

산업 관련 리서치를 제공하는 블룸버그NEF(BNEF)가 지난 5월 내놓은 전기차 산업 전망 자료에 따르면 2015년 45만대에 불과했던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019년엔 210만대로 4배 이상 늘었다.

BNEF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올해를 넘기면 판매량이 2025년 850만대, 2030년 2600만대, 2040년 5400만대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자동차 판매량 대비 전기차 비중도 2020년 10%에서 2030년 28%, 2040년 58%로 높아지면서 내연기관차를 잠식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경유(디젤)차부터 설 곳을 잃고 있다. 지난해 9월 현대차는 승용디젤차의 단종을 선언했다. 수입 승용디젤차도 수입량이 바짝 줄어들었다. 

물론 내연기관차가 맥없이 자리를 내주진 않을 것이다. 향후 수십년간 모든 차종이 치열하게 주도권과 점유율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그 과정에서 친환경차도 부침을 겪을 것으로 필자는 본다.

 

하지만 친환경차의 성장 속도를 보면 내연기관차가 버티는 게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환경 문제를 애써 배제하더라도 ‘모빌리티 셰어링’과 같은 미래 먹거리 시장에서도 내연기관차는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 내연기관차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최선은 ‘완전연소(에너지효율과 연비개선)’를 구현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여 환경적 영향을 줄이는 것이다. 물론 연비를 개선하면서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건 상호모순 관계여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흡입ㆍ배기장치의 전후 부위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연료소모와 배기가스를 줄이는 해법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변화 속도 줄이려면…

10여년 전에 등장했던 일명 ‘토네이도’라고 하는 장치가 대표적이다. 이는 스로틀 밸브(실린더에 공급되는 공기량 조절 밸브) 앞단에 장착하는 날개형 장치인데, 회오리를 일으켜 실린더에 흡입되는 공기를 세분화하고 연료와의 혼합을 가속화해 산소 농도를 높여준다.

장착이 쉬운 데다, 각종 테스트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와 업계에 반향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에코드라이브’가 정착되지 않았던 당시 ‘토네이도’는 찻잔 속 태풍에 그쳤고, 안타깝게 사장됐다.

 

그런데 최근 ‘토네이도’보다 성능이 개선된 제품이 등장했다. 유체(액체+기체) 흐름의 각도, 날개 크기, 밀집도 등을 고려해 회오리바람을 더욱 체계적으로 일으킴으로써 유체의 이동성을 극대화한 장치다. 중소기업에서 개발한 이 장치가 이미 이륜차ㆍ경운기 등 여러 차종에 장착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능뿐만 아니라 호환성도 좋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기 전 처리장치임에도 미세먼지의 원인물질 중 하나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효과가 뛰어나고, 매연은 물론 연비까지 올려준다. 1석3조의 효과가 있는 셈이다. 이 때문인지 몇몇 제조업체가 이 장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중소기업은 배기 후 처리장치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내연기관차가 지금 해야 할 건 ‘기술개발’이라는 거다. 연비와 환경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할 수 있다면 친환경차의 경쟁에서 압도적으로 밀리진 않을 게 분명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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