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파편 사고’로 본 맥도날드의 힘

‘웰빙’이 강조되면서 패스트푸드점의 인기가 수그러들고 있다. 하지만 맥도날드의 위상을 꺾일 줄 모른다. 글로벌 불황이 터진 2008년 이후에도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비결은 ‘위생 관리’와 ‘조리 시스템’ 그리고 ‘위기관리 능력’이다.

▲ 맥도날드는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세계 119개국에 진출해 하루 평균 약 5800만 고객이 다녀가는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 레스토랑 맥도날드는 글로벌 브랜드다. 하루에 만드는 햄버거 수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빵•고기 같은 식재료는 다양한 공급업체에서 공급받는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만 사건•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관건은 문제가 터졌을 때 얼마나 신속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느냐다.

맥도날드는 올 10월 12일 저녁부터 13일 오전까지 약 3시간30분 동안 뉴질랜드 북부섬 내 50여개 매장의 영업을 중지시켰다. 뉴질랜드 최대 일간지인 더 헤럴드 뉴질랜드(The New Zealand Herald)는 “오클랜드 지방자치구역에 위치한 노스쇼(North Shore) 지역 햄버거 빵(bun) 공급업체 바닥에서 깨진 백열전구가 발견돼 맥도날드가 그런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보도했다.

맥도날드 경영진은 “가능성은 매우 적지만 (빵에) 유리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없어 결정했다”며 “금요일 저녁 깨진 전구를 발견하고 생산된 빵을 모두 회수했다”고 말했다.

 
노숙자와 만취한 이들의 쉼터처럼 여겨진 맥도날드 24시 운영 매장이 문을 닫자 항의가 빗발쳤다. 오클랜드 지역의 한 맥도날드 매니저는 “술 취한 고객들이 불같이 화를 냈다”며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그럼에도 맥도날드는 매장 일시 폐쇄를 중단하지 않았다. 대신 발 빠르게 대응책을 마련했다. 먼저 아침에만 파는 메뉴를 점심까지 팔도록 했다. 햄버거를 찾는 소비자에게는 솔직하게 ‘전구가 깨진 사실’을 알렸다. 깨진 백열전구는 뒤늦게 발견했지만 ‘솔직’하고 ‘신속’하게 대응한 것이다.

실제로 맥도날드가 매장을 닫은 이후 깨진 유리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었다는 제보는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리차드 홉스킨 오클랜드 보건의료소 담당자는 “아직까지 피해 신고가 없었다”며 “만약 관련한 문제로 피해를 당했다면 연락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의 솔직한 초기대응으로 더 큰 화를 피한 셈이다.

해외 네티즌은 맥도날드의 발 빠른 대응소식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의 한 네티즌은 “아이들이 유리조각이 들어간 햄버거를 먹기 전에 맥도날드가 빠르게 대응을 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내 식품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식품기업은 문제가 터지면 감추기 급급하다. 제보한 소비자의 입을 막는데 열을 올리는 기업도 많다. 문제가 된 제품의 리콜 조치가 뒤늦게 이뤄질 때도 있다. 올 4월 롯데주류는 침전물 현상이 발생한 처음처럼 30만병을 회수조치했다 이를 3개월 가까이 지나 뒤늦게 공개해 빈축을 샀다.

전 세계적으로 ‘건강에 좋지 않은 패스트푸드를 만든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맥도날드. 그래도 배울 점은 있다. 솔직한 위기대응전략이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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