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마우스피스

예술의 책임에 질문을 던지는 연극 ‘마우스피스’가 한국 초연을 시작한다. [사진=연극열전 제공]
예술의 책임에 질문을 던지는 연극 ‘마우스피스’가 한국 초연을 시작한다. [사진=연극열전 제공]

나의 삶이 누군가에게 이야깃거리가 된다면 어떨까.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고 스스로 재현하는’ 메타극(Meta theater) 형식으로 연출된 연극 ‘마우스피스’가 7월 11일부터 9월 6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한국 초연 무대를 올린다.

‘데클란’은 뛰어난 예술적 재능이 있지만 환경의 한계로 재능을 펼치지 못하는 예술가다. 어느 날 그림을 그리던 그는 슬럼프에 빠져 절벽에 서 있던 중년의 극작가 ‘리비’를 구한다. 리비는 데클란의 예술적 재능과 사람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발견하고 자신이 그것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데클란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세상을 보여주는 리비에게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의 삶은 리비가 쓰는 연극의 소재가 된다.

‘마우스피스’는 두 주인공 사이에서 일어나는 실제 사건과 그것을 소재로 쓰인 작품이 관객에게 동시에 전달되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관객은 극작가 리비가 쓴 혹은 쓰고 있는 작품을 관람하는 동시에 작품의 소재가 된 데클란의 삶과 선택도 목도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마우스피스’는 계층 간 문화 격차와 소외된 자의 목소리를 전달하면서 이야기를 다룰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나아가 관객이 연극을 ‘본다’라는 것은 무엇인지, 예술 작품의 진정성은 누가 정하는지, 아울러 계층에 따라 문화를 향유하는 정도가 다른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예술은 어떤 책임을 갖는지 묻는다. 

‘마우스피스’는 공연·영화·방송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 중인 스코틀랜드 작가 ‘키이란 헐리’의 최신작이다. 키이란 헐리는 “어떤 사람이 목소리를 내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그리고 싶었다”고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마우스피스는 악기 등에서 ‘입을 대는 부분’이자 ‘대변자’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썬샤인의 전사들’ ‘그 개’ ‘로풍찬 유랑극장’으로 시대의 소수자를 조망했던 부새롬이 연출을 맡았다. 한때 촉망받는 작가였지만 슬럼프에 빠진 리비 역에는 배우 김여진, 김신록이 더블 캐스팅 됐다. 부모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 예술적 재능을 펼치지 못하는 데클란 역에는 배우 장률과 이휘종이 출연한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