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상승률 425.7%… 우선주 광폭질주의 민낯
평균 상승률 425.7%… 우선주 광폭질주의 민낯
  • 이지원 기자
  • 호수 397
  • 승인 2020.07.15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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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주 얼마나 올랐기에

코로나19 공포가 휩쓴 지난 3월 국내 증시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막대한 유동성이 주식시장에 흘러들고, 개미들 사이에서 ‘패닉 바잉(Panic Buyingㆍ불안감에 따른 매수)’ 현상이 나타나면서 주가가 파죽지세로 치솟았다. 문제는 투기적 성향이 강한 ‘우선주’가 증시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3월 19~7월 7일 코스피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 30개 중 우선주 비중은 40%에 달했고, 평균 주가 상승률은 400%가 넘었다. 

정부가 일부 우선주에서 이상 급등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고 규제에 나섰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일부 우선주에서 이상 급등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고 규제에 나섰다.[사진=연합뉴스]

351.6%. 코로나19 충격으로 증시가 바닥으로 떨어진 3월 19일 대비 현재(7월 7일)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코스피 30대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이다. 당시 코스피 1500선이 무너졌던 국내 주식시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주가를 끌어올린 건 넘치는 유동성이었다. 증시에 유입된 유동성이 경기부양 기대감과 맞물리면서 ‘주가 지렛대’ 역할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7일 기준 국내 주식시장 누적 거래대금은 2357조2627억원(코스피 1251조5115억원ㆍ코스닥 1105조7512억원)에 달했다. 6개월여 만에 지난해 연간 누적 거래대금(2287조6130억원)을 넘어선 셈이다. 코로나 국면에서 증시가 요동친 이유는 또 있다.

‘지금 주식을 사지 않으면 나만 손해’란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나타난 ‘패닉 바잉(Panic Buyingㆍ불안감에 따른 매수)’ 현상이 주가를 떠받쳤다. 올해 국내 증시 거래대금(누적) 중 개인투자자 비중(73.5%·7월 7일 기준)이 지난해 대비 8.7%포인트 상승한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그렇다면 파죽지세로 뛰어오른 증시의 중심엔 무엇이 있을까. 바로 우선주다. [※ 참고 : 우선주란 의결권은 없지만 보통주보다 먼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주식이다. 보통주에 비해 1~2%의 추가 배당을 받을 수 있어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의 경우 우선주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하지만 주식 수가 적고 기업의 이슈에 따라 급등락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3월 19~7월 7일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30대 종목 중 우선주 비중은 43.3%(13개)에 달했다. 이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425.7%(이하 3월 19일 대비 7월 7일 기준)를 기록했다. 
  

종목별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삼성중공업 우선주의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다. 3월 19일 3만2000원이던 주가는 4개월여 만에 52만9000원으로 1553.1%나 상승했다. 일양약품 우선주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1만7100원에서 9만3500원으로 오르면서 446.7% 상승률을 기록했다. SK증권 우선주는 1590원에서 7220원으로 354.0% 상승했다. 두산퓨얼셀은 우선주 2개 종목이 순위에 올랐다. 주가 상승률은 각각 606.5%, 383.8%를 찍었다.

문제는 ‘우선주 열풍’을 두고 우려의 시각이 숱하다는 점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의 말을 들어보자. “우선주는 거래되는 물량이 적어 쉽게 주가를 올릴 수 있다. 처음엔 모멘텀으로 움직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우선주에 투자가 아닌 투기가 몰리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우선주 열풍에 ‘거품’이 끼었다는 건데, 이는 기업의 실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올해 1분기 이미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적지 않다. 우선주 기업 중(주가 상승률 상위 30대 종목 중) 1분기 영업적자를 낸 기업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의 비중이 각각 30.7%에 달했다.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삼성중공업 역시 1분기 47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333억원) 대비 적자폭이 43.5%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이 이상할 정도다. 3월 19~7월 7일 주가가 300% 넘게 치솟은 SK증권 역시 올해 1분기 114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적자전환(2019년 1분기 127억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파생상품 관련 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두산퓨얼셀도 1분기 영업적자 4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손실이 이어졌다.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우선주가 광폭질주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이 최근 우선주 규제 방안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일부 우선주 종목에서 이상급등 현상이 발생해 개인투자자의 단순 추종매매로 인한 투자 손실 확산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규제의 칼을 뽑아들었다. 발표된 방안엔 ▲우선주 진입·퇴출기준 강화 ▲주식 수 미달 종목에 대한 상시적 단일가 매매 적용 ▲고高괴리율종목 단기과열종목 지정 등이 담겼다.

아울러 보통주 대비 우선주 가격 괴리율이 50%를 초과할 경우 우선주를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하고 3거래일간 30분 주기 단일가매매를 적용하도록 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선주 문제를 개인의 투기나 성향으로 치부하는 건 문제가 있다”면서 “금융당국의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고 꼬집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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