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세가스 Arm CEO의 레터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요동치고 있다. 세계 각국이 방역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좀처럼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다. 전염병이 지나간 자리엔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피폐한 경제가 남는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문제는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진 어떻게든 이 재난을 버텨내야 한다는 점이다. 쉽지 않아 보이지만, 대응할 무기는 있다. 협력과 연대다. 흩어져야 사는 시대의 역설적 솔루션이다. 

세계가 코로나19의 위협을 받고 있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협력이 필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가 코로나19의 위협을 받고 있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협력이 필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코로나19 시대에 살고 있다. 지역이나 국가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전염병 공포에 시달리는 중이다. 당장은 인류가 이 바이러스를 박멸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확산을 종식하려면 백신과 치료제가 필요한데, 개발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세계 각국이 봉쇄령을 풀고 사회ㆍ경제활동 재개를 택하면서다. 바이러스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는 건 아니지만, 각 주체들의 협력과 연대로 대응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듯 보인다. 

글로벌 IT기업 Arm 역시 그런 주체 중 하나다. [※ 참고: Arm은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프로세서 칩의 설계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파트너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아울러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적응하다 보면, 새로운 기회도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적지 않다. 

코로나 시대를 맞닥뜨린 Arm의 최우선 과제는 직원과 계약자를 보호하는 것이었다. 거의 하룻밤 사이에 회사 프로세스 대부분을 가상화 솔루션으로 바꿨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로 중요한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였다. 

재정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지금껏 Arm은 코로나19 지원에 총 200만 달러(약 24억원)를 썼다. 그중 절반은 지역사회 재건 프로그램에, 나머지는 코로나19에 대항하는 글로벌 프로젝트에 지원했다. 직원들도 따로 기부를 하고 있다. 앞으로 지원금은 100만 달러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돈을 쏟아붓는다고 코로나 시대가 종식되는 건 아니다. 이 때문에 Arm은 기술 회사란 장점을 십분 발휘하기로 했다. 이미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은 감염 진단과 확진자 동선 추적, 예방ㆍ관리 등에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 Arm 역시 코로나19를 전담 대응하는 팀을 구성했다. 바이러스 극복을 목표로 정부와 지자체, 기업과 협의하는 팀이다. 

코로나 대응 전문팀 구축한 Arm

이들의 활약상을 한번 들어보자. Arm 코로나팀은 전염병이 확산하자 ‘Arm 커넥티비티 서비스’의 고객 지원을 강화했다. 이 서비스는 각종 IoT 기기를 연결하고 제어하는 플랫폼이다. 지원대상은 안전 시스템을 커넥티비티 서비스로 구축한 병원과 공공기관, 양로원 등이다. 

이들 기관은 비좁은 실내 공간, 부족한 인력 등을 이유로 감염자가 속출했다. 코로나19의 치명적 사망률이 극빈층이나 노인, 환자 등에서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술적인 지원이 절실했다.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활용하면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해 감염 위험성을 낮출 수 있고, 관련 데이터를 집약하기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Arm 코로나팀은 다양한 조직과의 협업에도 적극적이었다. 특히 앰플리오(Amp lio)와 맺은 파트너십은 눈여겨볼 만하다. 앰플리오는 오디오북인 ‘앰플리오 토킹북’을 개발해 전세계 취약국가에 보급하고 있다. 문맹 퇴치와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Arm 코로나팀은 이 회사의 토킹북에 코로나19 예방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전염병 관련 정보에서 소외되기 십상인 취약국가에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치였다. 

비영리 기술회사로 유명한 심프린츠(Simprints)와도 손을 맞잡았다. 이 회사는 Arm 기반 기술을 활용해 접촉을 하지 않아도 개인 인증이 가능한 언택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Arm팀은 코로나 시대의 종식을 앞당길 만한 다양한 연구활동도 진행 중이다. ‘로제타앳홈(Rosetta@home)’에 대한 지원 사례는 대표적이다. 로제타앳홈은 글로벌 누리꾼이 보유한 개인용 컴퓨터(PC)의 유휴 컴퓨팅 파워를 활용해 난치병이나 희귀병의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로제타앳홈은 코로나19의 단백질 구조 모델링을 완료하고, 추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 속도가 앞당겨지고 있단 얘기다. 

Arm은 유니세프(UNICEF)와도 제휴했다. 유니세프는 ‘유리포트(U-Report)’란 이름의 시민 참여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청년들로부터 각 지역의 이슈를 수집하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문자메시지를 통해 청년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 Arm 코로나팀은 유리포트 플랫폼을 활용해 ‘코로나19 예방 팁’을 청년들에게 배포했다.  

유엔과 개발 프로그램 및 개발자들의 커뮤니티인 핵스터(Hackster.io)와도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 100만명 이상의 개발자를 규합했다. 바이러스 보균자를 탐지하고, 감염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저비용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협업의 놀라운 힘

얼마 전엔 Arm 코로나팀이 아닌 외부에서 흥미로운 소식을 접했다. 일본 국립 이화학연구소가 자신들이 개발한 슈퍼컴퓨터 ‘후가쿠(Fugaku)’를 코로나19 관련 연구원에게 개방했다는 거다. 

후가쿠는 Arm 기반 프로세서로 구축된 슈퍼컴퓨터다.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를 정리해 발표하는 ‘톱(TOP) 500’에서 올해 6월 성능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세계 최고의 연산 속도를 자랑하는 컴퓨터인 만큼, 백신 개발에도 큰 기여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국가와 기관을 가리지 않고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물론 전염병 확산은 여전히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은 장기전에 대비할 때다. 이들 파트너의 헌신적인 협력 태세는 이 전쟁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협력의 길이 곧 승리의 길이다. 

사이먼 세가스 Arm CEO | 더스쿠프

정리=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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