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2 저성장시대 자산관리법] 주식 장기보유해 배당 노려야

 
세계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다. 유럽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의 경제에 불안요소들이 불거진 데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저성장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투자전략을 점검해야 할 때다. 가계부도 리모델링해야 한다.

 
세계경제가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는 터널의 끝이 안보이고 있다. 빛이 보이는가 하면 다시 터널이 이어지는 형태의 반복이다. 유럽중앙은행(ECB)는 올해 9월 재정위기국의 국채를 매입한다고 결정했다. 시장은 유로존이 기나긴 터널을 빠져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스페인은 구제금융 신청 여부를 두고 자국의 정치적인 상황에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그리스 역시 상황은 안좋다. 트로이카(ECB ·국제통화기금 ·유럽연합)는 약속한 긴축재정을 이행하지 않으면 중단된 구제금융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압박했지만 약속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 국민의 반대가 만만찮아서다. 10월 18일에는 그리스 연합정부 구축 이후 세 번째 긴축재정 반대 파업시위로 나라 전체가 사실상 마비됐다.

미국 경제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쏟아 붓던 막대한 정부 재정은 바닥이 드러났다. ‘재정절벽(fiscal cliff)’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는 연일 커지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가장 중요시 한 고용지표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연방준비제도(Fed)는 3차 양적완화(QE3)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발표 일주일이 채 되기도 전에 회의론이 쏟아졌다.

‘중국이 기침하면 세계가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세계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3분기 7.4%로 7분기 연속 하락했다. 중국뿐만이 아니다.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조차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에 발이 묶였다. IMF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 전망치를 3.6%에서 3.3%로 낮춰잡았다. 세계 경제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대외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2011년 현재 110.30%에 달한다. 설상가상으로 내부 사정마저 좋지 않다.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인구 노령화가 빨라지고 있어 경제활동 인구는 줄고 경제성장 속도는 더 느려질 것이다.

실제로 한국도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 되는 분위기다. IMF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예측보다 0.3%포인트 낮은 2.7%로 발표한데 이어 한국은행은 최근 우리 경제성장률을 2.4%로 낮춰 잡았다. 2%대 성장 전망은 우리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공식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은은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0년대와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6~2010년 때보다 지금이 더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국가도, 기업도, 가계도 ‘저성장 시대’의 영향권에 있다.

특히 900조원을 넘어선 부채를 떠안고 있는 가계가 심각하다. 백홍기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가계부채가 높으면 내수시장이 죽는다”며 “과거 국내 경제를 이끌던 수출이 저조한 상황에서 내수시장마저 위축돼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가계부채가 급등하면 금융권 부실, 투자 감소, 소비위축으로 악순환된다”고 말했다.

 
자산시장은 흔들린지 오래다. 주가는 멈춰있고 부동산 시장은 침체되고 있다. 위험기피현상으로 주목받던 금값마저 최근 3개월째 하락세다. 최운선 LIG투자증권 차장은 “저성장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투자관점 ·투자습관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목표수익률을 낮게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수소비재 산업과 같이 이익의 변동성이 크지 않으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한다”고 밝혔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저성장시대엔 대표적인 대형주들이나 음식료업종과 같이 경기영향을 적게 받는 산업에 투자해야한다” 고 밝혔다.

지금까지 주식으로 시세차익을 거뒀다면 이제는 장기보유로 배당을 노리는 편이 낫다. 최운선 차장은 “배당성향이 채권수익률보다 높은 산업군에 장기투자 하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사서 수익을 올리는 시대도 지났다.

최근 이 같이 투자를 한 사람들은 하우스푸어로 전락했다. 임대수익을 노리는 게 차라리 낫다. 금 등 안전자산이 흔들린다면 틈새상품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 고단한 시절이 계속되고 있다. 시름이 더 깊어지기 전에 가계 포트폴리오의 리모델링을 서둘러야 할 때다.

심하용기자 stone@thescoop.co.kr|@itvfm.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