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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전 이유

전자책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낮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자책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낮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자책이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2009년, 한국 최초의 전자책 전문 출판사 리디북스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다. 종이책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책을 볼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인지 전자책은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소비자들도 전자책에 점점 익숙해져 갔다. 2015년 10.2%였던 전자책 독서율은 지난해 16.9%까지 상승했다(문화체육관광부). 전자책의 흥행을 가속화할 서비스도 등장했다. 바로 정액제 무제한 구독 서비스다. 2014년 미국의 거대 기업 ‘아마존’이 시작한 게 시초인데, 월 9.99달러(1만1973원)면 100만여권의 전자책을 읽을 수 있어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아마존은 미국 전자책 시장의 79.6%(2017년)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기세에 힘입어 국내 전자책 유통업체들도 잇달아 서비스를 도입했다. 2018년 7월 리디북스가 월 6500원에 2600권을 읽을 수 있는 ‘리디셀렉트’를 시작한 이후 ‘밀리의 서재(2018년 7월)’ ‘북클럽(예스24·2018년 9월)’ 등의 구독형 서비스가 줄지어 론칭했다. 특히 밀리의 서재는 그 경쟁력을 입증받아 지난해 180억원의 투자 유치도 이끌어냈다. 이런 이유로 “머지않아 출판업계의 흐름이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예견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11년이 흐른 지금, 한국 전자책의 시장은 여전히 협소하다. 한국출판산업문화진흥원은 지난해 전자책 매출을 2800억원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출판시장 (7조8037억원)의 3.5%에 불과하다. 전자책 산업의 매출이 꾸준히 성장했다곤 하지만(2014년 1003억원→2018년 2702억원) 종이책의 아성엔 미치지 못한 셈이다.

그럼 저렴한 가격·휴대성 등 장점을 두루 갖춘 전자책이 종이책을 뛰어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2018년 보고서를 보면 답이 나올 듯하다. PwC는 세계 종이책 산업이 2022년까지 연평균 1%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장률이 낮긴 하지만, 비디오게임(-6%·이하 2017년 기준), 음반(-8%), 홈비디오(-12%) 등 다른 전통 미디어의 수요가 급감한 것과 비교해 보면 꽤 긍정적인 수치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통 미디어인 종이책이 살아남고 있는 이유로 ‘감성’을 꼽는다. 출판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종이책을 접하면서 종이 특유의 냄새, 재질 등을 즐기고 소비한다”면서 “이는 전자책이 갖지 못한 종이책만의 분명한 강점”이라고 말했다. ‘종이책을 선호하는 이유’로 ‘소장하는 즐거움이 있어서’가 31.0%에 달한 설문조사(나우앤서베이·2월 기준)도 이를 잘 보여준다.

많이 개선했다고는 하지만, 전자책의 단점도 여전히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표준화다. 각 전자책 출판사별로 다른 앱을 적용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해당 업체가 제공하는 기기나 포맷만을 사용해야 한다. 전자책으로 발매되지 않은 도서가 아직은 많다는 것도 단점 중 하나다. 차세대 매체로 떠오른 전자책, 갈 길은 여전히 먼 듯하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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