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모델 없는 4세대 카니발

기아차 카니발은 국내 미니밴을 대표하는 차종이다. 자녀가 있는 아빠라면 한번쯤 꿈꿔보는 드림카이기도 하다. 이처럼 명성을 이어온 카니발이 6년 만에 4세대 모델로 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 덕분에 벌써부터 업계에선 높은 판매량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못내 아쉬운 점이 있다. 이번에도 LPG 모델이 빠졌다는 점이다.

4세대 카니발에 LPG 모델이 없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사진=기아차 제공]
4세대 카니발에 LPG 모델이 없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사진=기아차 제공]

코로나19 국면에서도 긍정적인 소식은 날아온다. 자동차 업계도 그렇다. 국산 신차가 쏟아지고, 그 결과 내수 시장에 활력이 깃들고 있는 건 ‘봄철 제비’와 같은 소식이다. 최근엔 기대작도 속속 출시되거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신차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4세대 카니발’이다. 수입 미니밴을 넘볼 만한 경쟁력을 가진 카니발이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럼 카니발은 어떤 차일까. 기아차의 부도와 맞물려 출시된 원조 카니발은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는 차종이었다. 

하지만 세대를 거듭하면서 명차名車 이미지를 쌓았다. 특히 3세대 모델은 국내외 시장에서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카니발 리무진 모델도 독특한 입지를 구축했다. 익스플로러 밴이나 스타크래프트 밴을 버리고 ‘카니발 리무진’을 선택한 연예인들이 급증한 결과다. 4세대 카니발의 출시 소식에 소비자의 이목이 쏟아지는 건 이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엔 실내외 실루엣이 발표돼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몇가지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첫째, 사회적 기여도나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아쉽게도 이번 4세대 모델 역시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으로만 구성됐다. 전세계 친환경 트렌드에 걸맞은 하이브리드 모델과 LPG 모델은 빠졌다. 하이브리드 모델이야 개발에 시간이 적지 않게 드니 그렇다고 쳐도, 아쉬운 건 LPG모델이 없다는 점이다. 3세대 모델이 출시됐을 때도 LPG 모델이 없어 한계를 지적받았음에도 기아차는 4세대 카니발에 LPG를 적용하지 않았다.

기아차에 LPG 기술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세단 ‘K5’엔 LPG 모델이 있다. 특히 예전보다 성능과 실용성이 강화된 첨단 기술인 LPLi엔진도 있다. LPG 차의 장점도 뚜렷하다. 무엇보다 소음이 작아 승차감이 좋다. LPG 연료탱크가 트렁크 공간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적재공간도 더 넓다. 

특히 LPG 모델은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애인 택시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그래서 기아차의 선택이 더더욱 아쉽다. 둘째, 전략적 선택의 아쉬움이다. 기아차는 4세대 카니발의 라인업을 7인승, 9인승, 11인승으로 구성했다. 이중 11인승의 판매량은 점치기가 쉽다. 다른 라인업에 비해 적을 공산이 크다. 정부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어서다. 11인승은 버스(110㎞), 트럭(90㎞)과 마찬가지로 안전을 이유로 속도가 제한됐다. 

카니발 11인승에도 110㎞ 속도 제한 장치가 장착돼 있다. 제한속도 인근에 다다르면 핸들이 떨리거나 소음이 커진다. 9인승과 11인승은 길이와 모양이 거의 비슷하고 트렁크 공간에 의자 두개가 더 있을 뿐인데도, 이처럼 대접은 완전히 다르다. 11인승 미니밴의 속도제한 규제를 풀어야 할 이유가 숱하지만, 제조사는 아무런 노력도 없이 정부 눈치만 보고 있다. 

[※참고 : 국토교통부의 누가, 왜, 어떤 논리로 이 차종을 규제의 범위에 넣었는지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개인 차종으로 운영되는 11인승 카니발과 스타렉스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 이런 논리로 규제의 덫에 걸린 민간 차종은 다른 선진국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논리라면 7인승과 9인승도 안전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문제는 다음에 짚어보기로 한다.] 

어쨌거나 기아차의 입장이 이해는 간다. 가솔린과 디젤 모델로만 팔아도 경쟁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구태여 LPG 등 파생모델을 만드는 게 번거롭게만 느껴질 만하다. 하지만 정부가 ‘그린 뉴딜’을 선포했고, 그중 친환경차가 핵심이란 점을 고려하면 LPG 모델 미출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당장 카니발 전기차를 내놓을 순 없지만, 디젤 모델보단 환경에 이로운 LPG 모델을 내놓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니어서다. 전기차ㆍ수소차 대중화에 앞서 징검다리 친환경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는 LPG 모델이 더 다양하게 출시되길 바랄 뿐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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