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문가 自問自答
하반기 투자 나라면 이렇게❶ 재테크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투자시장을 전망하기 어려워졌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상은 고수에겐 놀이터지만 하수에겐 지옥이다’. 2014년 개봉한 영화 ‘신의 한 수’에 등장하는 대사다. 2020년 하반기 투자시장의 현황을 빗대기에 가장 좋은 말이 아닌가 싶다.” 한 투자 전문가의 말이다. 기준금리 0.5%에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덧붙여지면서 유동성이 넘쳐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코로나19 여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식시장은 연일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높아진 변동성을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시장을 볼 줄 아는 투자고수에겐 지금처럼 좋은 시장도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다수 투자자에겐 남의 얘기에 불과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확실성이라는 리스크가 도처에 깔려 있어서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가 쏟아낸 유동성이 얼마만큼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지도 예단하기 어렵다. 올해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 정국도 개미투자자들에겐 예측하기 힘든 변수 중 하나다.


그렇다고 투자를 외면할 수도 없다. 초저금리 시대에 예·적금으로 자산을 불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서다. 넘쳐나는 유동성이 투자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도 투자자 입장에선 아쉬운 일이다. 이렇게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전문가에게 2020년 하반기 투자전략을 물었다. 재테크·펀드·해외주식·자산관리 전문가 4人이 답했다.


코로나19, 경기침체, 유동성 확대….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요인이 숱하다. 변수가 많은 만큼 불확실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럴 때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활황에 기대 증시에 베팅해야 할까, ‘불패론’을 믿고 부동산을 노려야 할까. 필자의 생각은 확고하다. “안전자산 외엔 안전하길 기대하지 말라.”

코로나19를 빼놓고 2020년 하반기 투자전략을 논하기는 어렵다. 코로나19의 전개 양상이 금융시장과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서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하다. 세계보건기구(WTO)에 따르면 7월 16일 기준 전세계 확진자는 1368만3005명을 기록했다. 사망자도 58만6113명에 이른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안전자산인 금투자가 유망하다.[사진=뉴시스]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미국의 확진자 수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경제 정상화를 강행하면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우리는 이미 코로나19가 금융시장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을 목격했다. 올 1분기 미국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연초 대비 각각 24.1%, 20.7% 급락했다. 다우존스지수의 하락폭은 1987년 이후 33년 만에 가장 컸다. S&P500 지수도 2008년 4분기(-22.6%) 이후 분기별 최대 낙폭을 찍었다.

한국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코스피지수는 20.16% 하락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를 강타했던 2008년 4분기(-22.35%)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국은 양적완화정책을 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3월 두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50%포인트나 인하했고, 무제한 양적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1027조원 규모의 양적완화 패키지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4조원 규모의 코로나19 추경을 시행하고, 기준금리를 0.5%로 낮추는 등 경기 경착륙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막대한 경기부양책에도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때 투자자는 재테크의 방향성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먼저 주식시장부터 살펴보자. 최근 증시 열기가 뜨겁다. 폭락했던 국내 증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식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급증했다. ‘동학개미운동’ ‘패닉바이’ ‘터미네이터 랠리’ 등 각종 수식어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현재의 상승세가 정상적인 흐름인지는 따져봐야 한다.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차익을 노린 ‘묻지마 투자’가 성행하고 있어서다. 물론 ‘주가 폭락 후 폭등’이란 과거 경험을 주가 상승의 이유로 꼽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사태는 엄연히 다르다. 코로나19 사태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불확실성 높아진 금융시장

세계 각국에서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고 있지만 상용화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도 미지수다. 이런 면에서 섣부른 주식투자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특히 단기급등 종목을 쫓는 ‘묻지마식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 그래도 주식투자를 해야겠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길 추천한다. 아울러 실적이나 자산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가치주에 투자하는 게 리스크를 줄이는 첫째 방법임을 잊지 말자.

그럼 금과 달러는 어떨까. 필자는 긍정적으로 본다. 경기가 불안할수록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서다. 특히 금은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자산 가치를 보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좋은 투자처이기도 하다.


실제로 올해 초 트로이온스당 1524.5달러(약 183만9000원)를 기록했던 국제 금 가격은 7월 15일 1811.4달러(약 218만5000원)로 18.1% 상승했다. 금 가격의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과 저금리가 야기할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데 금만 한 투자처가 없어서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금 가격의 상승세를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물론 금 가격보다 주가의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언급했듯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유동성 공급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다. 버블 붕괴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금은 이와 반대다. 안전자산인 금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게 분명하다. 금 가격이 연말 트로이온스당 2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음으로 달러를 예측해 보자.

달러 투자의 메리트도 여전하다. 최근 달러 가치가 하락한 건 미 연준의 경기부양책으로 달러 유동성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주요국 역시 경기부양정책을 쓰고 있어 달러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리스크 헤지하는 금 투자

마지막으로 국내 재테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동산 시장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도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부동산 불패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부 규제에 따른 대출 중단, 자금출처 증빙 강화, 보유세 부담 증가 등의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될 것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도 부동산에 좋지 않은 시그널이다.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투자시장의 모든 것이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시기엔 위험자산보단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려 돈을 지키는 게 현명하다. 위험자산엔 코로나19의 전개 양상을 확인한 후 베팅해도 늦지 않다. 뻔한 이야기지만 이게 황금률이다.

글 = 윤기림 리치빌 재무컨설팅 대표
ygirim@naver.com

정리 =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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