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투자 나라면 이렇게❷ 펀드

“어디에 투자하면 괜찮을까”란 질문을 받으면 필자의 대답은 비슷했다. “이머징마켓을 주목하라.”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코로나19 국면에서 해외시장이 더 얼어붙었고, 그중 이머징마켓이 훨씬 위험해졌다. 그럼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국내 시장이다. 공모주펀드, 헬스케어펀드, 가치주펀드에서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 단, 전제가 있다. 펀드 투자에선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을 바라선 안 된다.

공모주 청약이 힘든 개인투자자는 공모주펀드를 활용하는 게 낫다.[사진=뉴시스] 

필자는 2016년부터 ‘나라면 이렇게’를 통해 펀드투자 전략을 분석했다. 그동안 금융시장은 이런저런 악재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016년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등이 금융시장을 괴롭혔다. 글로벌 경기회복 소식에 양호한 흐름을 보였던 2017년에도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소식 등으로 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2018년 이후부터는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이슈 등의 악재에 금융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안전한 투자시장’은 없다는 투자 격언을 실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처럼 투자시장을 예측하기 어려웠던 시기는 없었다. 코로나19라는 낯선 바이러스의 등장이 일상은 물론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됐고, 생소하게 여겨졌던 언택트(비대면·Untact) 관련 업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주요국이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유동성은 늘었지만 한층 더 격해진 불확실성에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 커졌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세계경제가 어떻게 흘러갈지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단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급격하게 침체에 빠졌던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건 긍정적이다.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확진자 증가에 따른 추가 확산 가능성, 치료제와 백신 개발 여부, 코로나19 이후 경제구조의 변화 등 코로나19가 불러올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다.

국내 경제도 마찬가지다. 늘어나는 정부 재정적자와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당연히 투자를 결정할 때도 신중을 기해야 하고, 그건 펀드투자라고 다르지 않다. 필자의 투자전략에서 빠지지 않았던 조언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라”였다. 그중에서도 펀드 수익률이 높고, 성장여력이 충분한 이머징마켓의 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는 해외시장, 특히 이머징마켓 펀드는 멀리하는 게 좋다.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경기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어서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선진국 펀드도 답은 아닌 듯하다.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안정성을 우선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해외시장이 아니라면 답은 국내시장이다. 필자는 공모주펀드와 헬스케어펀드, 가치주펀드 등에 투자 기회가 있다고 본다. 최근 SK바이오팜의 상장 흥행으로 공모주 투자를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공모주가 상장 직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반투자자는 공모주에 투자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공모주 청약 증거금에 많은 돈이 필요한 데다 인기가 좋은 종목은 경쟁률도 높아서다.

실제로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에 30조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은 323.03대 1에 달했다. 증거금으로 1억원을 넣었을 때 받을 수 있는 주식이 13주에 불과했던 이유다. 일반적인 투자자가 공모주에 투자하는 게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공모주펀드는 이런 어려움을 해소할 만한 투자처다. 이 상품은 말 그대로 자산의 일부를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공모주펀드의 장점은 공모주 물량을 확보하기 쉽다는 것이다. 공모주 청약에선 개인에게 돌아가는 공모주보다 기관에게 돌아가는 물량이 훨씬 많다.

공모주를 배정할 때 우리사주조합원과 일반청약자에겐 각각 20%를 배정하고, 나머지 60%를 펀드 등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청약절차를 거치거나 고액의 증거금을 낼 필요도 없다. 펀드에 투자하면 다수의 공모주에 참여할 수도 있다. 공모주 투자가 여의치 않은 개인투자자에게 공모주펀드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유의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공모주펀드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공모주 투자를 통한 대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펀드에서 공모주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지 않아서다. 공모주펀드는 자산의 대부분을 국공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한다.

상품에 따라 공모주에 투자하는 비중이 달라 투자에 나서기 전 확인 작업은 필수다. 1년 이상 운용할 여유가 있고 3~4%의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공모주펀드를 권한다. 공모주펀드 투자 비중은 펀드 투자 자산의 40%가 적당하다.

헬스케어펀드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치료제와 백신개발 가능성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어서다. 헬스케어펀드는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은 고령화와도 관련이 있어 계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가치주펀드도 괜찮아 보인다. 3월 주식시장 폭락 이후 상승장을 이끈 것은 언택트 관련 중심의 성장주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경제가 정상화 과정에 접어들면 그동안 소외됐던 가치주로 투자자의 관심이 쏠릴 공산이 크다.

가파른 주가상승으로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점도 가치주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장에선 성장주에 쏠렸던 유동성이 가치주로 옮겨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헬스케어펀드와 가치주의 비중은 각각 30% 정도가 적당하다.

중위험·중수익 노리는 공모주 펀드

그렇다면 좋은 투자처로 언제나 거론되는 배당주펀드는 어떨까. 올해 배당주펀드의 실적은 예년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기업 실적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펀드투자에서 유의할 점은 언제나 똑같다. 투자대상을 정하는 것보다 리스크 관리를 먼저 해야 한다. 자금은 적어도 3~6회에 나눠 투자하는 게 합리적이다.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어떤 종목에 투자하느냐보다 어떻게 투자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거다. 잊지 말자.

글 = 조경만 엉클조아카데미 대표
iunclejo@naver.com
정리 =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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